엥겔지수란 가계의 총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한 가정이 200만원을 썼는데, 이 중 식비로 80만원을 썼다면 엥겔지수는 40%가 되는 겁니다.
엥겔지수는 가계의 생활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엥겔지수가 낮다면 생활수준이 높은 것이고, 엥겔지수가 높으면 그 가계의 생활수준은 낮다고 판단합니다.
엥겔지수는 식료품 소비가 소득수준과 별개로 일정 수준 이상 소비할 수 없다는 데서 착안된 개념입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밥을 많이 먹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엥겔은 엥겔지수에 따라 소득수준을 나눴습니다. 엥겔지수가 25% 이하면 소득 최상위, 25~30%는 상위, 30~50%는 중위, 50~70%면 하위, 70% 이상이면 극빈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엥겔지수는 가계 뿐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적 수준을 말할 때 이용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나누는 기준은 엥겔지수 30%입니다. 30% 이하면 선진국, 30~50%는 개발도상국, 50% 이상인 국가는 후진국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 엥겔지수는 2007년 11.8%까지 낮아진 바 있습니다. 이후 조금씩 증가하다 지난해 14%에 근접하게 됐습니다.
월평균 경상소득 증가율보다 식료품 등의 물가가 더 높게 올라서 엥겔지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경상소득은 월급 같은 예측가능한 소득을 말합니다.
엥겔지수가 갖는 한계는 존재합니다. 엥겔이 엥겔지수를 발표한 시기는 1857년입니다. 당시에는 외식이나 식료품 이외의 지출에 대한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원재료를 사용해 먹거리를 해결했던 과거와 달리, 가공식품 구매나 외식은 원재료비 이외에도 유통비나 서비스비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 예로 2016년 기준 일본의 엥겔지수는 25.8%를 기록해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두배 수준인 셈입니다. 일본의 엥겔지수가 높아진 건 고령화와 맞벌이 증가로 가공 조리식품 이용 인구가 늘었고,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국가별 경제문화적 특수성에도 엥겔지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식사를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닌 하나의 문화로 간주하는 나라는 엥겔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또 수입 등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저렴한 나라의 경우 엥겔지수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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