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아’가 통쾌한 오피스물로 포문을 열었다.
7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새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는 이루다(백진희 분)가 상사인 백진상(강지환 분)을 증오하며 통쾌한 하극상을 선보였다.
이날 이루다는 상사들에게 마음에 담아둔 말들을 가감없이 내 뱉었다. 사장 강인한(인교진 분)과 상무 나철수(이병준 분)과 함께 자신의 부서 팀장인 마케팅 팀장 백진상이 나타났지다. 백진상은 “이 대리가 업무 수행하는 것처럼 어설프게 일을 처리했다”며 비아냥 거렸다. 그러자 이루다는 “옳은 소리하는 척 하지마라. 당신은 존재 자체가 죄”라며 그를 불구덩이로 내쫓았다.
그러나 이는 모두 이루다의 꿈이었다. 꿈에서 깬 이루다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세상에는 좋은 미래를 위해 죽는 게 나은 인간이 있다. 바로 백진상”이라며 증오 섞인 말을 중얼거렸다.
출근길은 지옥 그 자체였다. 특히 지하철 내 기관사가 방송을 통해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는 내일”이라는 좋은 명언을 들려줬음에도 불구하고 공감하지 못했다. 이후 회사에 도착해 승강기에서 마주친 백진상은 융통성 없는 행동에 몸서리 치기도 했다.
백진상은 아침부터 직원들에게 막말 세례를 퍼부었다.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둘째까지 임신한 최민주(류현경 분)대리에게 애사심을 키우라고 하는가 하면, 회사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5분 지각에도 얄짤없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상사 앞에서 직원들 험담하며 괄시하는 모습도 서슴없이 했다. 또 부서 내에서 일어난 문제와 사건을 총 책임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직원들의 고개를 내젓게 했다.
마케팅 팀은 치킨 시식회를 끝내고 전체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이루다는 팀원들을 챙기지 않고 윗사람들과 술만 마시는 백진상 팀장에게 “죽었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후 술에 만취한 백진상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귀가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를 지켜본 이루다는 자신의 저주 때문이라는 생각에 울부짖으며 “회식 때 죽으라고 해서 죄송하다”고 오열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꿈도, 그렇다고 현실도 아니었다. 이루다는 무한 타임루프에 갇혀 아홉 번째 수요일을 맞았다. 그는 회식이 끝나면 백진상이 죽고 하루가 반복된다는 걸 알았지만 매번 백진상의 죽음을 맞는 것에는 실패했다. 아홉 번째 수요일에서 치킨 시식회의 알레르기 사건은 무마됐으나, 또 다른 일이 벌어졌다. 백진상이 최민주 대리를 헐뜯자 참지 못한 이루다가 결국 그의 멱살을 잡은 것.
이루다는 백진상에게 “이성적인 척하면서 못나게 말하지 마라. 회사에서는 일보다 애가 중요하냐고 쏘아붙이고, 나라에서는 애 낳으라고 하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가사 노동의 잘못된 인식이라고? 방향키 제대로 못 잡은 말이다”라며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이는 이루다가 ‘어차피 오늘 하루만 산다’는 마음이었기에 마음속에 품었던 말들을 쏟아낸 것이다. 그러나 타임루프는 곧바로 풀렸고, 이루다는 갇혀있던 수요일에서 풀려났다.
이처럼 ‘죽어도 좋아’는 첫 회부터 독특한 타임루프가 곁들어진 스피드한 전개에 회사를 드라마 속으로 옮겨놓은 듯한 리얼함이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4.0%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여기에 배우들의 찰떡 호흡과 쫄깃한 연출력까지 완벽한 박자를 이뤄 KBS 오피스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써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 앞으로의 드라마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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