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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잿빛 전망’ 내놓은 KDI…경기 둔화 판단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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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11-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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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7월부터 경기상황 점차 부정적으로 진단

  • 투자 부진 속 내수 증가세 큰 폭으로 둔화

[사진=KDI 제공]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둔화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내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하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진다.

KDI는 8일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기 둔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KDI는 매달 발표하는 경제동향에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넣어 총평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KDI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여타 부문이 부진하면서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번 평가는 당시보다 한 단계 높은 경기둔화 표현으로 해석된다.

KDI는 올해 6월까지 경기상황에 대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7월에 ‘성장세’라는 표현을 뺐고, 9월엔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해 경기가 하강 흐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KDI는 내년 우리 경제 상황을 다소 어둡게 전망했다. 이틀 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KDI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7%와 2.6%로 전망했다. 상반기 전망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내린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7~2.8% 추산)을 밑도는 수준이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3.7%)과도 큰 차이가 난다.

KDI는 증가세가 이어지는 수출과 소비가 완만해지고, 투자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10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완만해지는 모습”이라며 “9월에는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계절 요인이 더해지며 내수 증가세는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연휴 이동으로 소매판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전반적인 소비의 개선 흐름도 완만해지고 있다”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부진이 지속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9월 전산업 생산은 4.8% 감소했다. 추석 연휴 이동 영향으로 광공업생산(-8.4%)과 서비스업 생산(-1.4%)이 동반 추락한 영향이다. 건설업 생산도 전월(-5.4%)에 이어 16.6% 감소해 부진을 이어갔다.

단 KDI는 “조업일수 등의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세는 완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매판매액은 승용차부문 부진으로 내구재가 전월(9.5%)의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9.4%)로 전환된 데다, 비내구재도 부진한 증가(3.9→1.9%)에 그쳐 0.5% 증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감소폭을 키웠다. 설비투자는 11.3% 감소했던 전월보다 감소폭이 커진 –19.3%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16.6% 감소해 전월(-5.4%)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9월 취업자 수는 4만5000명 증가에 그쳐 고용부진도 계속됐다.

10월 수출은 22.7% 증가, 전월(-8.2%)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단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8.5%)보다 낮은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KDI는 “금융시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했지만, 금리‧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며 “세계경제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에서 경기개선 흐름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으며, 선진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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