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부문건 공개와 미국 제약업체 저가 공세로 약세를 보였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3.88% 내린 3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역시 1.84%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예결산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 문건을 공개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음날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금융감독원에서 감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삼성물산에 대해 감리가 필요하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감리는 금감원과 증권선물위원회가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분식회계 논란에 이어 대외적 악재까지 겹쳤다. 세계 매출 3위 규모 제약사 애브비가 지난 2일(현지 시간) 전 세계 판매액 1위 의약품 '휴미라' 가격을 낮추겠다고 나선 것이다. 애브비는 휴미라 가격을 지역에 따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80%까지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 척추염, 마른버짐 등 14가지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매출액은 184억 2700만달러(약 20조원)에 달했다.
원제품인 휴미라 가격이 낮아지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 의약품) 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바이오시밀러는 보통 원제품보다 3~40%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삼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17일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를 유럽에 출시했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애브비의 가격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최대 약점"이라며 "개발비 등 비용이 이미 많이 쓰인 상태에서 시장 점유자가 가격을 낮춰버리면 나중에 시장에 들어오는 쪽이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쪽 판매는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담당해서 공식 견해를 내놓기 어렵다"라면서도 "80% 인하는 판매 비중이 낮은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유럽은 국가마다 시장이 달라 가격정책도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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