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준금리 방향을 놓고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빠른 가계부채 증가세로 인해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누적됐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시 금융안정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의 연관성이 깊다는 판단이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의 경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간 상관관계가 높고 전국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가 상호 영향을 줘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 경기 둔화 및 고용 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KDI는 또 "수도권 주택가격 급등이나 일부 금융시장의 신용리스크 증대 등 미시적 불안요인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우선 동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효과가 나오고 있어 기준금리를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11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한은이 KDI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형국이다. 경기가 불투명하고, 집값이 안정화됐으니 금리는 동결해야 한다는 KDI의 주장에 '금융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라면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한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이일형, 고승범 위원 이외에도 추가로 두 명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드러내는 등 매파적 성향이 더욱 강해진 만큼 한은의 이번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11월 금리인상 의지를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당수 채권전문가들은 11월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경기전망이 예상치를 밑도는 하강국면에 접어든 만큼 금리동결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은 맞다. 하지만 금융불안을 선제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지표 부진과 현대차의 신용 전망 하향 등 금통위 이후 변화된 여건을 고려한다면 (매파적인) 10월 의사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여건 변화를 감안해 11월 금통위에서 인상보다는 동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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