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안전 넘어 핵심기술 개발…수소경제 시대 중심 역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승길 기자
입력 2018-11-11 16: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수소 생산ㆍ저장ㆍ운송 등 연구개발

  • 고압 압축기ㆍ밸브 국산화 위해 노력…충전소 실시간 모니터링

  • 가스사고 원인, 취급 부주의 37.2%…안전기업문화육성관 실설 필요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기술개발이다. 현재 수소 관련 공공분야에 뚜렷한 책임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가스안전공사가 안전분야를 넘어 할 수 있는 역할을 담보하기 위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충전 등 분야까지 기술개발을 하겠다."

지난 5일 충북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에서 만난 김형근 사장의 수소 산업에 대한 비전은 컸다.

수소경제 활성화는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중 핵심 원동력이자 혁신성장 3대 전략투자 분야다. 정부는 지난 9월 민관 합동 '수소경제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까지 수소경제 생태계 전반 비전과 정책 목표를 담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바야흐로 수소 시대가 열리는 것으로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 가스안전공사가 서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수소경제가 발전하는 데 있어 안전은 필수"라며 "수소 안전을 담당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인 우리의 노력이 관점에 따라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친환경 미래 에너지 수소, 안전기술 확보에 주력"

가스안전공사는 우선 친환경 미래 에너지로 수소가 떠오르는 만큼 수소충전소와 수소 연료전지 등과 관련한 안전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최신 첨단기술을 활용한 진단 컨설팅을 확대해 고부가가치 기술 컨설팅으로 대형 시설에 대한 안전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수소자동차 보급 확대에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가장 큰 저해요인으로 수소충전소 부족 문제를 꼽았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시설기준 선진화'를 제시했다.

김 사장은 "고압으로 수소를 제조·충전·저장하거나 고압의 수소를 사용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시설기준과 기술기준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설기준이 선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안전공사가 융복합 및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도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수소충전소 구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수소충전소 복합재료 용기 허용 등을 통해 충전소 구축 비용 절감과 함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소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가스안전연구원 주관으로 '수소산업 안전관리 로드맵'을 수립해 사회적 위험을 수용할 수 있고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합리적인 안전규제를 통해 미래 수소사회를 대비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실제로 이를 위한 가스안전공사 행보는 발 빠르다. 지난 8월 독일연방물질연구소(BAM)와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교류 협정을 체결한 것도 미래 수소사회 대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다.

두 기관은 이번 협정을 통해 액화수소 생산 플랜트와 충전소 등과 관련한 안전기준 및 규정을 만든 뒤 실증시험 기술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번 협정체결로 액화수소 밸류체인에 관한 국제표준화를 선도하고 수소연료차량 안전 성능기준 개정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첨단 가스산업 발전과 국민 가스안전확보를 위해 국제협력은 필수”라며 "해외선진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기술교류를 통해 한국 가스안전관리 기술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수소충전소 핵심부품, 국산화 위한 연구 박차"

수소충전소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비용 절감 중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핵심 부품에 대한 국내 기술력이 부족해 수입품에 의존, 이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40% 수준인 수소충전소 부품 국산화율을 높여 수소충전소 구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국산화 기술개발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부터 국내 중소기업과 수소충전소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용 고압(700bar급) 압축기와 밸브 국산화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중간단계로 350bar급 압축기와 밸브 시제품을 개발한 상태다. 고압 압축기와 밸브 국산화 연구는 수소충전소 구축 비용을  절감해 인프라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수소가스를 대용량으로 운송하기 위해 현재 충전량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을 충전할 수 있는 초고압 경량 복합재료 튜브트레일러용 용기를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위험성 평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 샌디아연구소와 공동으로 수소충전소 위험성 평가를 위한 소프트웨어 국산화 개발도 한창이다.

김 사장은 "공사 내 가스안전연구원에 수소 전문가들만 18명이 있다. 한 테마에만 전념하는 연구원 숫자로는 국내 최대"라며 "공사가 향후에 수소가스의 유통 등 산업 전반에 관여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소충전소 보급 걸림돌 '부지확보·주민 수용성' 해결 노력

수소자동차 이용자 접근성을 위해 도심지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필요하지만 부지확보와 주민수용성 문제 등 걸림돌이 적지 않다. 김 사장은 '수소 융복합 충전소' 확대와 수소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높여 이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가스안전공사는 기존에 설치된 주유소,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 부지에 추가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난 2016년 특례고시를 제정했다. 이어 현재 '수소 융복합 충전소 위험성 평가 및 실증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이 연구에서는 수소융복합충전소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한 위험성 평가 시뮬레이션과 70MPa 수소를 사용한 제트화재, 폭압시험 등의 실증시험 결과를 반영해 방호벽, 설비 간 안전거리 등 적정 시설기준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실증용 수소충전소 3곳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 센터를 구축해 실증 결과를 분석,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수소 융복합 충전소의 시설기준을 2019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수용성과 관련해서는 수소충전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휘발유나 LPG의 경우는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될 경우 바닥에 체류하게 돼 사고위험이 높지만, 수소가스는 공기보다 가벼워 대기 중에 누출될 경우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며 "이에 사고발생 가능성은 수소가 더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소충전소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소가스검지기, 화염검지기 등 각종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안전기준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 실증 연구를 다양하게 추진해 안전성을 확인·입증, 국민의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가스사고, 취급 부주의가 37.2%…'가스안전기업문화육성관' 신설해 예방해야"

가스안전공사의 주된 역할은 가스사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 1974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국민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 같은 가스안전공사의 가스사고 감축 노력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1995년 577건에 달했던 가스사고는 지난해 121건으로 대폭 줄었다.

또한, 100만 가구당 가스사고 인명피해율을 4.9명까지 감소했다.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인명피해율이 적다. 같은 기간 국내 가스 소비량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에 비춰보면 눈부신 성과다.

그러나 김 사장은 여전히 100여건 이상 가스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가스안전기업문화육성관', 즉 가스안전홍보체험관 신설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최근 5년간 602건의 전체 가스사고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취급부주의 사고가 224건으로 37.2%에 달한다"라며 "이는 국민의 가스사고에 대한 계도·홍보·교육을 통해 줄일 수 있는데 이를 보여주는 홍보관이 한 개도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안전 관련 어느 공공기관이든 다 홍보관이나 체험관이 존재한다"며 "우리도 역점사업으로 진행 중이지만 아직 예산확보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홍보관이 없는데 국민을 올바로 계도하면서 안전문화를 강화시킬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와 국회의 전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산과 혁신'으로 달린 10개월…가장 신뢰받는 CEO '혁신경영' 대상 수상까지

김 사장이 지난 1월 취임할 당시 가스안전공사와 본인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전임 사장이 인사비리로 구속되면서 공사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김 사장 역시 일부 야당 의원에게 전문성 없는 공공기관 수장이라는 질타까지 받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취임 후 10개월여 동안 묵묵히 하지만 신속하게 가스안전공사의 변화에 매달렸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청산과 혁신'을 기치로 내세우고 관련 전담반(TF)을 발족시켰다. 이후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2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8대 분야에서 50개 혁신과제를 선정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채용관련 사장 특권을 완전 폐지하고, 부당지시 및 이행자에 대한 양벌규정을 마련해 조직 내 부당·부패·비리 유발 요인을 원천 제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취임 후 100일 동안 전국 28개 지역을 방문해 전 임직원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KGS 임직원 모두가 '하나된 안전, One-Team'으로 똘똘 뭉쳐 '절대안전, 현장우선, 사람중심, 열린혁신, 지역공헌'이라는 5대 핵심가치 실현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은 하나둘 결실을 맺었다. 지난 6월에 발표된 정부경영평가에서 중상위 등급을 받고, 7월에는 '2018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평가'에서 55개 공공기관 중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31일에는 '2018년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서 공공기관 동반성장 단체평가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달 중순에는 '안전기술대상', 내달 초에는 '안전문화대상'을 받는다. 한 공공기관이 대통령상을 한 해에 세 번이나 받는 것이다.

김 사장 본인 역시 지난 9월 '2018 대한민국 가장 신뢰받는 CEO 대상' 시상식에서 '혁신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이날 인터뷰 진행 중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 비전 등을 막힘없이 설명하는 그를 보며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없애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적폐에 대한 청산 작업과 개혁 작업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와의 단절을 신속히 하고 새로운 혁신 과제들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말했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주요 약력
▲1960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고 ▲충북대 경영학과 학사 ▲통일시대충북연대 운영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자문 제2의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국장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사무처장 ▲대통령자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부대변인·홍보위 부위원장 ▲제9대 충청북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무특보 ▲가스안전공사 사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