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폴더블 스마트폰의 등장, 소재 국산화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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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1-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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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업부 백준무 기자]

아직도 중국의 양쯔강에서는 가마우지라는 물새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으면 어부가 물고기를 가로채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가 1989년 '한국의 붕괴'라는 저서에서 한국의 산업구조를 '양쯔강의 가마우지'라고 칭한 것은 여기에서 연유했다. 한국이 완제품을 수출할수록, 소재와 부품을 의존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부가가치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30년 가까이 지난 현재에도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가마우지 신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한국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에서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하면서도, 상당수 핵심 소재를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후방산업으로 분류되는 장비·부품소재 시장에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LCD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편광판 보호필름의 경우, 일본 기업 두 곳에서만 80%의 점유율을 양분할 정도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부품소재 구매 비용이 원가의 70%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패널 팔아서 번 돈으로 남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발 디스플레이 굴기까지 덮치면서 그림자가 드리운 국내 업계에 최근 들어 반가운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 전후로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핵심 소재를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했다는 발표가 차례로 나온 것. 

삼성SDI는 지난달 "폴더블 스마트폰용 OCA(광학용투명접착필름) 개발이 막바지"라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강화유리를 대신해 패널을 보호할 PI(폴리이미드) 필름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대신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에 다다른 LCD와 달리 아직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20% 비중에 불과한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폴더블 OLED의 경우, 연구 개발을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OLED 시장에서도 여전히 핵심 소재의 90% 가까이 일본에 기대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전방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재·장비 업체의 체계적인 육성이 시급하다. 패널을 제조하는 기업과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 단순 조달 관계에서 벗어나 대등한 협력 관계로 상생 구조를 만드는 한편, 정부의 맞춤형 지원 정책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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