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윤창호(22)씨가 지난 9일 숨진 뒤 11일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주관으로 윤 씨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국군병원에서 열려 유족과 윤씨의 친구, 한·미 군 장병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카투사로 군 복무 중이었던 윤씨의 동료 김동휘 상병과 대학 친구 김민진(22)씨가 고인을 추모하는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씨는 추도사를 통해 "네가 우리 옆에 없다는 게 너무 어렵고 마음이 시리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며 "고통 없는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은 유족들의 오열과 다른 참석자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사고 당일 윤씨와 함께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배준범씨는 휠체어에 탄 채로 헌화하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윤씨의 영결식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한편, '윤창호법' 통과를 약속했다.
특히, 지난 31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 의원은 "국민이 음주운전에 경각심을 갖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제가 잘못한 부분은 몇 달 지난다고 잊힐 수는 없다. 앞으로 음주운전 폐해를 막을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버지 윤기현(53)씨는 "결국 창호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창호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갔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꼭 '윤창호법'을 통과시켜달라"고 밝혔다.
영결식이 마친 뒤 윤씨를 태운 운구차는 부산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윤씨는 화장된 뒤 대전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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