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모자라 포스트잇 컨닝페이퍼까지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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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11-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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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암기장.[사진=수서경찰서]

경찰이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 유출 사건과 관련해 실제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구속된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 A(53)씨와 함께 그의 쌍둥이 딸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12일 서울 수서경찰에서 따르면 숙명여고 쌍둥이들은 A씨가 유출한 문제와 정답을 암기장에 적고 이를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컨닝페이퍼'를 만들었다. 이를 시험날 가져가 외운 정답을 빠르게 시험지에 옮겨적는 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특히 이과에 재학 중인 동생이 만든 암기장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모든 과목 정답이 적혀있었다. 암기장에는 정답과 함께 이를 더 잘 외우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키워드도 적혀 있었다.

컨닝페이퍼라는 의심을 받는 포스트잇에도 객관식·주관식 정답이 정확히 적혀 있었다. 해당 포스트잇은 가로 10㎝·세로 3㎝의 크기로 어른 손바닥보다 작았다.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렀던 시험지에는 포스트잇보다도 더 작은 글씨로 정답 목록을 적어둔 흔적이 발견됐다.

쌍둥이는 "시험을 치른 후 가채점하려고 적어둔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시험 감독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작게 써둔 것으로 판단했다.

물리 과목의 경우 계산이 필요한 문제 근처에서 정답 목록만 발견되고 문제를 푼 흔적은 전혀 없었다.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의 경우 풀이와 정답을 모두 적는 문제가 있었는데, 동생 은 정답은 '10:11'이라고 적었지만 풀이과정에서는 이 답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시험문제를 낸 숙명여고의 다른 교사 가운데 일부도 경찰 조사에서 '문제유출이 의심된다'고 진술했다.

다만 A씨 부녀는 여전히 문제유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문제유출에 대한 정황 증거만 제시할 뿐 시험지 복사본이나 사진 촬영본처럼 실제로 문제가 유출된 장면을 포착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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