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음주운전을 한 가해자에 의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하고 만 윤창호씨의 사건이 경종을 울린 가운데, 배우 박채경이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2일 채널A에 따르면 박채경은 지난 8일 오후 1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식당 앞에서 정차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박채경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호씨 사건으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인인 연예인이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것.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로 타인을 숨지게 하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힐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적용되지만 법정에서 실형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1심 재판을 받은 2154명 중 173명에게만 실형이 선고됐다. 대부분 집행유예, 벌금형에 불과했다. 대법원이 정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양형기준은 1~3년으로,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등 감경요소가 고려되면 더 낮아진다. 그야말로 솜방망이 처벌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되면 평생 면허 취득이 되지 않으며,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낼 경우 살인죄까지 적용하는 등 처벌이 무겁다. 하지만 한국은 2회까지 초범으로 처리하고, '종합보험 가입 여부'를 감경요소에 포함해 음주운전 범죄자를 선처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