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주TV "이수완의 국제레이더'입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아시아 순방에 나섰습니다. 미.중간의 패권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요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국의 대(對)아시아 정책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중국과 동맹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아시아에서 미국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관련 행사에 불참하면서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동맹국들을 달래야 하는 펜스 부통령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세안과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수행 기자들에게 "아시아를 무시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3일 그는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정비에 약 6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의 지원액 100억달러를 합치면 총 액수는 700억달러가 됩니다.
이번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일본과 호주,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축으로 인도양과 태평양 지역에서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중국 주도의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차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펜스 부통령이 내놓을 대(對)중국 메시지에 대해서도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연설은 '중국과의 전면전을 각오한 신냉전선언'이라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오는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합니다. 이달 말 개최되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의 입장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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