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도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조3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리딩뱅크 지위는 유지하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3.17%로 신한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은행·기업은행 등을 통틀어 가장 낮다. 2위인 신한금융과의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16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차이는 지난해 3940억원에서 올해 2510억원으로 좁혀진다.
지난해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입성한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2조374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은행은 올해 순이익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당기순이익은 2조367억원으로 1년 새 34.7%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5대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1조747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15.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저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4분기에는 증시 침체로 인해 은행 비이자 부문과 증권 부문 실적 부진이 실적을 판가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이자부문으로 이익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 규제로 인해 제한된 가계부문의 성장을 다른 분야에서 이끌어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KB금융을 필두로 금융회사 순위에 변동이 없었지만 내년에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신한금융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며 생명보험 강화에 나선 가운데 아시아신탁까지 인수하며 부동산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준비를 마쳤다.
내년 초에는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전환하며 대변혁을 맞는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중단기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사례만 봐도 그렇다. KB금융이 지난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인수·합병(M&A)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부터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을 적극적으로 인수해왔다.
지난 10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은 매물을 놓치며 KB금융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올해 신한금융이 M&A를 잇따라 성사시켰지만 관련 작업 마무리와 수익성 제고 여부 확인 등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기반한 영업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비은행계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누가 어떤 매물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업계에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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