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가 출범 10주년 만에 유료방송업계의 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무선수익이 줄어드는 통신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은 물론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의사를 내보이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용화 첫 해였던 2009년 2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IPTV는 올해 약 19배 성장한 4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IPTV는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방송, VOD 및 양방향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고 유무선 상품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IPTV는 유료방송 플랫폼 중 가장 빠르게 가입자가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IPTV가입자는 2015년 말 1135만명을 기록하며 1000만명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33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면서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
올해에도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3분기 KT의 IPTV 가입자는 777만5000여명, SK브로드밴드 465만9000명, LG유플러스 390만8000명으로 전분기 대비 순증가입자 수가 10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3사의 IPTV 매출은 전부 합쳐 9350억원으로 23%나 증가했다.
IPTV의 성장 배경에는 어린이용 콘텐츠 확대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시·공간 제약의 극복이 꼽힌다. 또한 최근에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AI(인공지능)나 AR(증강현실) 기능을 접목하기도 한다.
KT는 지난해 1월 셋톱박스에 AI 기능을 접목한 '기가지니'를 출시해 1년 만에 5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KT는 중장기적으로 영어,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음성 인식 고도화, 홈 IoT 연계 등으로 AI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도 IPTV 가입자의 지속적인 확대와 유료 콘텐츠 매출 성장으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콘텐츠 추천 솔루션과 상품 패키징 다양화 등으로 유료 콘텐츠 매출이 분기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는 AR 기술을 기반으로 '살아있는 동화' 등 어린이용 콘텐츠를 출시하고 검색 편의성을 강화한 UI 상용화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육아에 유익한 콘텐츠를 강화한 '아이들나라' 서비스를 론칭했다. 론칭 후 올해 '아이들나라 2.0'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으며 유아자녀 비중이 높은 30~40대 고객이 대폭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10주년을 맞이한 IPTV는 현재 유료방송업계 재편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가장 도전적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자사 IPTV로 공급할 에정이다.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등에도 서비스를 하고 있었지만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서비스는 별도의 기기 구매 없이 기존 U+ IPTV 사용자들은 셋톱박스 업그레이드로 넷플릭스 이용이 가능하다. 접근성이 훨씬 용이해진 셈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업체 인수 계획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인수 대상으로는 CJ헬로가 유력하다. KT 또한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IPTV업계 관계자는 "IPTV는 TV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말기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를 열었다"며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유아와 그 부모, 미드 매니아 등 특정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가 앞으로도 지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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