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유자전거 1위 업체 ‘오포(ofo)’와 '미국판 오포'로 알려진 미국 전기 스쿠터 공유기업 ‘라임(Lime)’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다이웨이(戴維) 오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오포의 파산설에 대해 해명하기 바쁜 가운데 오포의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똑같이 모방한 라임이 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텐센트커지(騰訊科技) 15일 보도했다.
올초만 해도 오포는 해외 시장에서 모바이크, 오바이크, 라임을 앞서며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전거 대금 미납으로 펑황(凤凰)바이크에 피소된 데 이어 디디추싱(滴滴出行)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돼 파산 위기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라임은 설립한 지 1년 정도 된 스타트업이지만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288억원)를 넘는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오포와 같은 ‘비고정형(dockless)’ 방식으로 운영되며 기존의 자전거처럼 정해진 장소에 자전거를 반납할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전거를 찾고, 원하는 장소에 주차할 수 있다. 1분당 15센트에 달하는 저렴한 요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어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LA) 같은 서부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자전거에 이어 전동스쿠터 대여 사업에 뛰어든 라임은 지난 7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우버 등에 3억 달러를 투자 받아 새로운 전기 스쿠터 모델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오포와 라임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에서는 라임을 단순히 ‘미국판 오포’라고만 여기는 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전했다. 라임과 오포의 운영방식이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라임은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태도가 오포와 달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 5월 오포는 시카고 시의 엄격한 기준에 맞출 수 없다며 사업 철수를 선언한 반면, 라임은 시카고시가 요구한 ‘자전거 50대’라는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계속 진행해왔다. 이에 오포가 현지의 규정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때부터 오포가 해외 시장에서 도태됐다는 설도 제기됐다.
라임은 애당초 오포처럼 단시간 내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도시마다 전기스쿠터 영업허가권을 받아야 하고 도시별 자전거 수가 제한되는 등 규제 때문에 서비스를 확대할 수 없었다. 이 덕분에 라임이 자금난에 빠지지 않고 동종업체 간 불필요한 경쟁을 피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중국 전문가 상당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줄곧 독립적인 운영을 고집해온 오포가 최근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향후 오포의 광고수익 모델 다양화 등 여러 방법도 강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오포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 이들은 "할만큼 했다", "이제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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