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국내 항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4일 항공사 임원 자격 요건, 운수권 신규배분 제한, 독점 노선에 대한 관리, 노선별 운항의무기간 차등 설정, 항공사 안전관리체계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항공사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선안의 목적은 항공사의 안전 및 면허 관리 등을 강화해 국내 항공산업의 도약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총수 일가를 포함한 항공사 임원이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일정기간 새 항공노선 배정을 신청하지 못하고 임원 재직도 금지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개인의 잘못을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항공사 임원 개인이 항공사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해서 신규 운수권 배분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며 “또한 항공사 임원의 일탈을 사망자가 배출된 항공기 전파 사고와 같은 심각한 사안과 등가로 비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선 허술한 관리로 항공법상 금지되어 있던 일부 국적 항공사들의 외국인 임원 재직을 걸러내지 못한 국토부가 정부의 귀책을 덮으려고 이같은 과잉조항을 만든 것 이라는 의견이 대두한다.
일각에선 국토부의 이번 개선안이 위헌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항공운송사업과 관련된 법률이 아닌 무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을 이유로 항공사 임원 자격을 발탁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얘기다.
실제 유사한 규제 사례가 위헌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법원은 2014년 4월 옛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의 임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법인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토록 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라고 판결 내린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동일기업집단 내 계열 항공사간 임원 겸직을 금지하는 조치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계열 항공사 간의 임원 겸직이나, 항공사가 아닌 회사들 사이의 임원 겸직은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항공사의 경우 정부에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자국 항공사를 지원하는 등 자국 항공사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며 “과잉 규제로 인해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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