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물소 떼들이 부딪히지 않고 장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이 특별히 더 흥미로웠다. 그에 비해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난다…물소 떼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보다 더 영리하기라도 한 것일까.”
우리는 매일 움직이면서 살고 있다. 이동이 사람의 뜻대로 자유롭다면 문제없지만, 현실은 움직이는 데 커다란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때로는 이동의 불편이 중요한 목적을 포기하도록 만든다.
신간 <움직이는 모든 것은 교통이다>의 저자 김창균 휴먼교통연구소 대표는 “사람들은 존재의 가치를 보다 잘 실현하기 위해 움직임의 가치에 점차 큰 비중을 두게 됐다”며 “교통수단의 발달과 함께 ‘움직임’, 즉 ‘이동’은 인간이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큰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다. 저자는 교통을 ‘인간이 내‧외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본다. 그에 따르면, 언어의 교환도 교통행위의 일환이다.
저자는 교통이 사람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면서 교통현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물소 떼의 이동과 사람의 이동을 비교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의 가치와 의미를 설명해주고, 인간의 역사를 교통의 역사로 정의해 우리가 사는 세상의 흐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교통수단 △교통정책 △교통서비스 △교통시스템 △교통시설물 △교통혼잡 △교통사고 등 우리 주변 교통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산‧학‧관‧연을 모두 거친 교통분야 전문가답게 저자는 책에서 우리의 교통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용자들의 교통 무질서가 시설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그 떨어진 시설물의 비효율성과 생산성은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이것이 우리 교통의 현재 자화상이다.” 그는 지옥 같은 출근길, 막상 타려면 없는 택시, 거꾸로 가는 교통운전면허 제도 등의 소재를 활용해 교통현실을 아프게 비판한다.
저자는 교통문제의 해결을 위해 교통전문가의 참여와 현실직시적인 안목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교통선진국과 우리의 교통현황을 다각도로 비교하며 앞으로 지향해야할 구체적인 방향과 전략을 제시한다. 착한 교통문화 캠페인 무브먼트에 대한 설명과 교통이 꿈꾸는 미래 세상을 보여주며 교통대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 중 하나로 저자는 ‘레인카(Rain Car) 운동’을 제안한다. 비가 내려 땅을 적시듯 올바른 교통문화가 우리 운전방식과 교통시설물에 스며들어 나아진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다.
한편, 저자 김창균 휴먼교통연구소 대표는 교통공학 박사 학위 취득 후 25년 동안 정부출연연구원, 대학, 관공서, 글로벌기업 등에서 근무하며 교통관련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