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여성전문병원 제일병원이 경영난으로 간호사와 행정직원에 이어 의사 월급마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제일병원은 경영난 악화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지난달 25일 간호사와 일반 행정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데 이어 이달 15일에는 의사들에게도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제일병원은 올해 들어 직군별로 급여의 60~80%가량만 지급해왔다. 이마저도 버거워 급여 지금이 전면 보류한 것이다.
제일병원은 저출산과 인근 지역 거주자 감소로 오랜 기간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분만 건수는 지난 2014년 5490건, 2015년 5294건, 2016년 4496건으로 매년 줄었다.
올해 5월 병원 측이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자 노조는 6월 초 파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대거 휴직하거나 사직했고 병원장마저 사퇴하며 공석이 됐다. 현재 제일병원은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하고 외래진료만 하고 있다. 기존에 제일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임산부들에게도 병원을 옮길 것을 권하고 있다.
제일병원은 현재 매각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의사들의 이탈률이 높지 않아 매각 협상이 끝나면 진료 정상화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제일병원에 따르면 전문의는 올해 3월 83명에서 지난달 78명으로 줄었다.
병원 관계자는 "임금 미지급 등의 문제 역시 병원 내부에서는 반발하기보다는 좀 더 감내하고 지켜보자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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