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인근 정비구역인 '옥인1구역'이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마을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과 한양도성의 옛 기억을 보전코자 하는 지역·시민사회간 대립으로 갈등을 빚었던 서울 종로구 옥인1구역(옥인동·3만여㎡)이 7년여의 갈등을 매듭짓고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는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와 종로구, 조합, 시공사, 전문가(MP) 등 20여명이 참석해 '옥인1구역 갈등치유 및 상생협력 선언'을 가졌다.
옥인1구역은 2007년 12월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09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거쳤으나 2011년 6월 옥인1구역의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반려되면서 개발과 보존 갈등으로 사업추진이 장기간 지연돼 왔다. 작년 3월에는 역사·문화적 가치보존을 위해 정비구역 지정이 직권 해제돼 사업추진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지역갈등도 심화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시·조합 간 갈등조정 심층면담과 지역·시민사회단체 등 이해당사자 갈등조정간담회, 총괄코디네이터 파견 등 시-주민-조합-시공사 간 갈등조정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조합이 제기한 행정소송(직권해제 대상구역 선정취소 소송 및 관리처분계획인가 거부처분 취소 소송)이 지난 8월 취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직권해제까지 간 재개발 갈등을 서울시의 중재와 조합, 주민들이 이해와 합의를 통해 해결한 첫 사례"라며 "정부구역 갈등치유와 해소 모델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인1구역은 경북궁 서측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윤덕영가옥을 포함한 한옥16개동, 송석원 바위, 가재우물 등 구역 내 역사 문화적 자원이 풍부하다. 이번 합의의 핵심 내용은 지역 내 생활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살리면서 낙후된 환경은 개선토록 시가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옥인1구역은 역사 문화적 자원보존을 위해 부득이하게 직권해제 된 만큼 그동안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조합이 사용한 비용은 검증위원회에서 검증된 금액 100%를 보전해 조합의 금전상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낙후된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주택 개량,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등 구체적인 내용을 주민들과 함께 옥인1구역 마을계획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10월부터 주민설명회를 갖고 옥인1구역의 마을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박원순 시장은 "향후 주민과 함께 지역의 특성과 매력을 살린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옥인1구역을 서울의 역사문화1번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옥인1구역이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작년 3월 함께 정비구역이 해제된 종로구 충신1구역과 사직2구역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합 내에서 재개발 반대 목소리가 워낙 컸던 충신1구역은 정비구역 해제와 동시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반면 사직2구역은 조합 측이 서울시를 상대로 정비구역 해제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말 판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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