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1년, 명과 암②] 기술탈취·납품단가 정책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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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신보훈 기자
입력 2018-11-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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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계, "성과수치 없고 대기업갑질 여전"

  • 스마트공장, 건수연연 '보여주기식' 지원책 비판

홍종학 장관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11월 21일자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이 취임 1년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 간판 부처의 행동대장으로, 1년 전 취임당시 중소기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중소기업 천국시대를 만들겠다”고 공헌하고, “중소기업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던 홍종학 장관이 현재 중소기업계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이에 아주경제는 홍종학 장관의 1년을 돌아보며 중소기업, 창업벤처, 소상공인 등 분야별로 성과와 문제점 등을 동시에 짚어봤다. 홍종학 장관은 ‘중소기업 잡 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19일 자신의 1주년 간담회를 우선시했다.<편집자 주>


홍종학 장관의 1년 합격 ‘자평’과는 반대로, 중소기업계의 평가는 ‘불합격’이다. 자평 하루 만에 대기업 갑질에 대한 정부 관리태만까지 꼬집혔다. 장관 취임 후 1년 안에 해결하겠다고 자신한 홍종학 1,2호 정책인 ‘기술탈취 근절’과 ‘납품단가 현실화’ 정책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홍종학 장관이 최근 자평한 1년 성과’와 달리 중소기업은 기술탈취‧납품단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를, 창업벤처는 스케일업 지원기반 미구축을, 소상공인은 소통부족을 지적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당장 상생혁신의 선봉장으로 치켜세워졌던 홍종학 표 1,2호 정책은 실제 성과 발표에서도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1호 정책인 ‘기술탈취 근절’에 대한 수치적인 성과는 아예 없었다. 고작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 평가를 3배 수준 초과했다’는 정도가 성과다. 홍 장관 또한 “(대기업) 처벌법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해 여전히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당시 홍 장관은 “2018년 말 가시적인 성과를 분명히 보여주겠다. 대기업의 인식을 전환 시키겠다”고 했지만 현재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2호 정책으로 큰소리를 친 ‘납품단가 현실화’도 성과수치로는 아직 표출된 게 없다. 오히려 일부 업종에서는 공공입찰에서 마저 납품단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를 비난했다. 실제 중소자동차정비업계는 홍종학 장관 1년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손해보험사의 ‘할인강요, 늦장계약’ 등을 꼬집으며 대기업의 갑질이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중소기업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평한 ‘스마트공장’ 지원정책에 대해선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정부의 ‘보여주기 식’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제시한 ‘200억원 지원에 500개 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목표는 건수에만 연연한 것일 뿐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중소제조업계 한 대표는 “스마트공장을 제대로 구축하려면 최소 100억원이 든다. 정부에선 5000만원을 가지고 시범사업을 해달라고 한다”며 황당해 했다. 이같은 지적은 정부 발표 전에 있었지만, 정부는 그대로 강행했다.

중소기업계 중에서도 가장 약자인 소상공인과는 완전 등을 돌렸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물론 홍 장관은 인건비와 보험료, 카드수수료 등에서 ‘6조원+α’의 비용부담을 완화했다고 자평했지만, 현장에서는 ‘돈 풀기’라는 비판과 함께 싸늘한 반응이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최저임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됐던 최저임금 차등화에는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했다.

최저임금 문제로 촉발된 갈등은 소상공인연합회와의 관계도 소원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 8000여명은 최저임금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며 광화문광장으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결국 소상공인 단체 '사찰'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소통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있어서도 소상공인에 특화한 제도를 운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 과정에 목소리 반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상생형 스토어 개설과 주차장 보급 등을 통해 전통시장 경쟁력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유형의 대규모 점포와 차별화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창업‧벤처분야는 민간 주도 정책개편과 벤처투자 규모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큰 한방’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스타트업 지원이 늘어난 반면 스케일업을 준비하는 기업에 대한 추가투자와 혁신기술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기업에 대한 지원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지원 청년상인 휴폐업에 대체상인을 포함해 통계 착시효과를 보인 점과 홍 장관의 역점사업인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팁스)’ 부실 운영 적발은 옥의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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