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 TV조선 전무의 딸이 운전기사에게 폭언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 "전에 있던 아저씨가 너 보단 더 나은 거 같아", "네 엄마, 아빠가 널 교육을 잘못시켜서 이상했던 거야. 돈도 없어서 가난해서", "아저씨 죽으면 좋겠어" 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
운전기사 김씨는 방 대표 측에 음성 파일을 보여준 뒤 사과를 받았지만 채용된 지 3개월 만에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 대표 측은 "김씨가 해고된 것은 근무 태도 미흡 때문"이라며 "김씨가 방 대표와 가족들을 협박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대화를 불법적으로 녹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성년자 아이의 부모가 원하지 않는데도 목소리를 공개해 괴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보도"라며 "사생활 침해 등 법적인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나 일상 대화를 녹음할 경우 음성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실제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나 일상 대화를 녹음하면 기본권인 음성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7월 교사 A씨가 학생 문제로 교무실에서 동료 교사와 상의하던 도중 선배 교사인 B씨가 A씨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에 A씨는 휴대폰으로 B씨의 음성을 녹음했다. B씨는 A씨의 휴대폰을 빼앗았고, A씨를 상대로 음성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은 "상대방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위법성이 조각(죄가 안된다는 의미)되지 않는 한 음성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다만 해당 사건에서 A씨의 녹음 행위는 음성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녹음자에게 비밀녹음을 통해 달성하려는 정당한 목적이나 이익이 있고 비밀 녹음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 사회 윤리나 사회 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있다고 평가 받을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을 공개한 언론사의 경우 해당 보도가 공익 목적이라면 무죄가 될 수 있다. 다만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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