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제 살리기 위해 고통 분담해야"…민주노총 끌어안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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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11-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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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탄력근로 확대 논의시 장시간노동 금지·임금 보전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서 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경총회장, 문 대통령,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진=연합뉴스]



청와대와 정부는 22일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이 연내에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사노위에서 논의될 노동현안의 대부분은 노사 간 의견차가 커, 빠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경사노위가 민감한 현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정부와 민주노총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노동계와의 관계 설정 고심

경사노위 출범식을 청와대에서 개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첫 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경사노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청와대는 경사노위가 출범한 만큼, 양대 노총의 한 축인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계와 관계를 개선하지 않고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주요 노동·경제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노총을 향해 사회적 대화 합류를 촉구하는 내용의 '참여 권고문'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법이 개선되고 반년이나 지나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면서 울컥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끝내 함께하지 못했지만, 서둘러 출발한 것은 우리 앞에 놓인 일자리 현황이 엄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전했다.

노동전문 변호사인 김진 변호사는 “3~4년 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전수분석한 적이 있는데, 쟁의행위 관련 손배사건을 분석해보니 차령산맥 이북은 모두 김선수 변호사가 담당했고, 차령산맥 이남은 모두 문재인 변호사가 담당했다”고 운을 뗐다 한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대통령이고 평생 노동운동에 바치신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 또 개방적인 자세를 갖춘 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계신다. 이런 분들이 계실 때 사회적 타협을 못 이루면 또 언제 이루겠나”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노총을 향해 경사노위 참여를 간곡히 호소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를 논의한다면 장시간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는 장치와 임금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민주노총을 설득했다.

또 ‘공정한 중재자’로서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과 기대가 크고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ILO 핵심 협약 비준 ‘빅딜’ 성사될까

정부와 집권여당은 양대노총이 반대하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계획대로 연내 강행처리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절반가량은 단위기간 확대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돼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 등에서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ILO 핵심 협약 비준 ‘빅딜’안이 나오고 있어, 정부와 노동계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사노위에서도 이 안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가 자문기구가 아니라, 의결기구로 생각하겠다"며 "경사노위에서 합의를 해주면 반드시 실행하겠다. 저뿐 아니라 정부의 각 부처가 경사노위 합의사항에 구속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도 마찬가지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경우 정쟁 가능성이 있지만, 경사노위가 합의하면 국회도 반드시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 노동정책 기조에 대한 노동계 불신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와 노동계 간 경색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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