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브렉시트 공식 합의…세계 경제 흔드는 악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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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윤세미 기자
입력 2018-11-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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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비준 험로 예상…의회 반발 심해 메이 영국 총리로선 큰 부담

  •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 커…'셀 브리튼' 심화

  • 정부, 한-영 FTA 추진…"한-EU FTA와 비슷한 수준 유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25일(현지시간) EU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문'을 공식 승인했다. 남은 것은 EU와 영국 의회를 통한 합의문의 비준이다.

EU에서는 비준 동의안의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영국 의회에서 반발이 커 비준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영국발(發) 혼돈이 세계경제를 흔드는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합의안이 영국의회에서 비준을 받지 못할 경우, 2019년 3월 29일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는 사전협의 없이 시행되는 '노 딜(no-deal) 브렉시트'가 된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금까지 2% 감소했으며, '노 딜 브렉시트' 시에는 8%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비준 험로 예상··· 의회 반발 심해 메이 영국 총리로선 큰 부담

브렉시트 합의문을 바라보는 영국 의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집권 보수당에서는 수십명의 의원들이 합의문에 반대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의 불신임 움직임이 나타날 정도로 반발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비준 동의안 가결을 이끌어야 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메이 총리는 본격적으로 비준을 위한 의회설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주어진 기간은 약 2주다. 영국 매체들은 표결이 내달 12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거듭 이번 합의문이 최선의 협상이며, 영국의 미래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의회가 비준 동의안을 부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메이 총리는 다시 브뤼셀로 가서 EU에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만약 재협상이 실패할 경우, 합의를 내지 못한 채 EU를 탈퇴(노딜 브렉시트)할 수도 있다. 무질서한 탈퇴로 인한 정치적·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셀 브리튼' 심화

이 같은 진통 속에서 투자자들의 영국 증시 이탈을 뜻하는 '셀 브리튼'은 심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년 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에 초점을 맞춘 주식형 펀드의 자금 순유출액이 1조 달러(약 1130조원)를 돌파했다. 금융정보업체 EPFR은 2016년 6월 이후 지금까지 영국 주식형 펀드 자금 순유출액이 1조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메이 총리가 내각에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제출한 주에만 194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간 유출 규모로는 가장 큰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영국의 직접적인 통상 문제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EU는 2011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상태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더 이상 무관세로 수출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양측이 2020년 말까지 전환 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에 영국과의 무관세 교역은 이때까지 유지된다.

우리 정부는 한·영 FTA 추진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주 공청회를 가졌고, 올해 안에 정부 계획안을 마련해 국회 보고를 할 예정이다.

영국은 내년 3월 정식 EU 탈퇴가 결정되면 협상권을 가지기 때문에 이때부터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영국은 한·EU FTA 정도의 수준을 보장받고 싶어 한다. 우리도 공청회에서 기업이 같은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2020년 말 이전에 한·EU FTA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한·영 FTA를 발효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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