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공식화…카드업계 지각변동 오나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 출장을 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을 공식 발표하며 M&A(인수합병) 시장에 대어로 등장했다. 그러나 카드수수료 인하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카드업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M&A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27일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롯데그룹은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최적의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를 설립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년 이내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즉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의 지분 93.78%를 정리해야 한다. 롯데캐피탈이 가진 롯데카드 지분 4.59%와 부산롯데호텔이 가진 1.02%도 매각 대상에 오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김앤장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하고 주요 금융지주 및 중대형 사모펀드 등의 인수 후보자에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 매각은 2002년 동양카드 인수 후 16년 만이다. 국내 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향후 카드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그룹 유통계열사의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롯데지주가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롯데지주와의 제휴 관계를 약속하지 않으면 가치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이다.

우리금융은 내년 초 지주회사로 공식 출범할 예정인데, 은행부문 비중이 90%를 차지하고 있어 비은행 부문 확대가 필요하다. 다만 우리은행 측은 "우선 지주사 출범에 집중한 후 비은행 부문 확대를 고려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KB금융도 M&A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업계 3위 KB국민카드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를 전혀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1~9월) 누적 순이익은 72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99억원)보다 82.7%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 3분기(899억원)과 비교하면 18.9% 감소한 것이다.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도 지난 6월 말 기준 0.13%, 자기자본이익률(ROE) 0.64%다. ROA와 ROE가 모두 0%인 곳은 전체 카드사 중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카드사를 인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외부 매각을 시도한 이후 실패했다는 명분을 얻으면 지주체제 밖에 있는 호텔롯데나 롯데물산에 롯데카드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매각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현재 매각 절차는 초기 단계로, 임직원들에게 먼저 알리고자 사내에 매각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매각 대상에서 롯데캐피탈은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향후 시간을 두고 롯데캐피탈의 매각 일정 및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175억원,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59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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