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통신(IT) 업계의 거인 마윈(馬雲) 회장의 후계자인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가 주력하고 있는 '신유통' 신선식품 매장인 허마셴성(盒馬鮮生)이 지역차별스캔들부터 라벨스캔들까지 휩쓸려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27일 보도했다.
신유통을 내세운 허마셴성은 채소·과일·수산물·고기 등 신선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매장이다. 빅데이터, 스마트 물류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 비용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빠르게 상품을 배송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6일 '2018년 중국 첨단 사상 포럼'에서 “과거 알리페이가 지폐를 대체한 것처럼 미래에 냉장고를 없앨 것”이라며 '냉장고와 전쟁'을 선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허마셴성 상하이(上海) 지점에서 제품의 생산일자 표시를 바꾸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 팡(方)모씨가 지난 15일 허마셴성의 상하이 다닝(大寧)점에 갔다가 직원이 오래된 당근에 당일 날짜가 찍힌 QR코드를 붙이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이를 언론에 폭로한 것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허마셴성은 아르바이트생이 실수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에 허마셴성 측은 전 점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후이(侯毅) 허마셴성 CEO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문제가 된 지점의 총괄 책임자를 해임하고 앞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과문도 게재했다.
하지만 과거 발생한 지역차별스캔들에 이어 라벨스캔들까지 터지자 허마셴성을 향한 소비자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7월 한 취업준비생이 허마셴성의 인사팀이라고 주장한 톈(田) 매니저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면서 허마셴성이 베이징(北京) 후커우(호적)가 없는 사람들을 애당초 불합격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허마셴성은 현재 베이징 본사의 경우 베이징 후커우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22%에 불과하다고 반박했고 톈 매니저는 자사의 일부 서비스를 맡고 있는 제3자 합작회사인 리웨이(力偉)의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마셴성의 의도와 상관없는 리웨이 측의 단독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 법적 책임을 물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밝혔다.
잇따른 스캔들로 소비자의 외면이 시작된 상황에서 미국 월마트 계열 대형 할인매장인 샘스클럽(Sam’s Club)이 당일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해 경쟁 부담까지 커졌다. 이에 허마셴성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허마셴성이 규모확장과 품질 향상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전철을 밟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만 있고 문제의 근본이 아닌 표면적이고 지엽적인 현상만을 해결하려 하다 보니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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