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운영사인 나와(Nawah)가 프랑스 원전업체인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원전 운영·유지와 관련해 10년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소규모 기술자문 계약일 뿐"이라며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가 계약을 맺은 것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최근 EDF는 바라카 원전 운영·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나와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0년, 금액은 10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EDF는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10년간 나와에 △운영 안전 △방사선 보호 △연료주기 관리 △환경 모니터링 등 분야에서 △공학 연구 △현장 지원 △교육 등의 형식으로 전문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EDF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프랑스와 UAE의 에너지 분야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원자력계 일각에서는 바라카 원전에 대한 한국의 독점 운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와 한전은 "바라카 원전 운영권과 관련이 없는 계약"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UAE 원전의 직접운영과 관련된 계약은 운영지원계약(OSSA: Operation Service Support Agreement)과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 두 가지인데, EDF의 이번 계약은 이 두 가지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LTMA는 나와가 체결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OSSA의 경우,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나와의 대주주인 UAE 원자력공사(ENEC)와 9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바라카 원전 운영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한수원이 체결한 OSSA 계약이라는 게 산업부와 한전의 설명이다.
또 나와는 ENEC가 지분 82%, 한전이 18%를 보유했기 때문에, 나와가 원전 운영 관련 계약을 하려면 사전에 한전과 협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은 운영과 관련된 것이 아니며, 그런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EDF는 미국 웨스팅하우스, 중국광핵집단(CGN), 러시아 로사톰 등과 함께 한전의 사우디 원전 수주 경쟁사이기 때문이다.
학계 관계자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회사가 소규모일지라도 계약을 체결한 것은 UAE가 다양한 기술협력선을 찾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UAE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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