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올렸다. 지난해 11월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8번째 금통위에서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를 앞두고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인상과 관련해 큰 이견이 없었다"면서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한 통화당국 관계자들이 현 상황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이 '금융안정'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만큼 11월 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내경제의 성장흐름도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결정에 주요 변수인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 확대로 2%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와 물가수준이 양호하다고 판단된 만큼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500조원을 돌파했다.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 유동성공급을 줄여야 한다. 또 벌어지고 있는 한미 금리차도 부담이다. 금리차가 확대되면 낮은 금리의 우리나라보다 이율이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한다. 즉 외화자금이 이탈에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소폭이긴 하지만 기준금리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금융 안정면에서는 복합적으로 작용, 불균형을 축소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출 이자율은 코픽스(COFIX)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코픽스 금리가 예금이자율에 따라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3% 인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일례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은행의 고금리 특판 예금 판매가 확대되면서 전달보다 0.10%포인트 인상돼 지난해 11월 0.15%포인트 상승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상승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반영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직격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에도 은행권이 특판예금 등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금리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도 특판형태의 고금리 정기예금 출시가 이어질 경우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혼합형 금리의 경우 금융채 AAA 등급을 일주일 단위로 적용해 변동형에 비해 금리 편차가 더 높다. 특히 한‧미금리차, 기준금리 등 대내외 이슈에 크게 출렁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으로 인해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도 오히려 전주대비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한미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도 우려돼 채권금리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혼합형 금리도 올라가 채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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