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전파 송출이 본격 개시됐지만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5G의 핵심 컨텐츠인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는 2020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사들의 투자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법안은 처리가 불투명하다. 5G 상용화가 4차산업혁명의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민간업체를 지원하는 G(Government·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3사는 향후 B2B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5G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5G의 수익모델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때문에 통신사들은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투자는 늘려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KT아현지사 화재로 통신 재난에 대비한 우회로 설치, 화재진압장비 구축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해졌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화재 사태로 인해 통신이 '당연히 연결된다'는 개념이 아니게 된 만큼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5G 선순환적 생태계를 위해서는 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5G 및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 정책을 펼치고 있다.
EU는 주파수 면허기간 및 경매가격 인하 방안을 회원국에 권고했다. 유럽 각국 정부도 지원에 팔을 걷었다. 영국은 5G 및 초고속 인터넷망 설비의 보유세를 5년 동안 100% 감면한다고 밝혔다. 초연결 인프라 투자에는 4억파운드 규모의 정부 기금도 지원한다. 이탈리아도 2019년까지 5G 등 초광대역 통신 기술과 클라우드 등 디지털 개발을 위해 취득한 설비에 감가상각비용 150%를 추가 계상하는 방식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은 망중립성을 폐지하고 5G 프로젝트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연방소득세를 공제해준다. 연방소득세는 소득의 최대 30%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반면 국내에서의 5G 투자 지원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지원을 위한 세액 공제를 신설하는 조세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조세소위에서 이를 검토 중이지만 연내 통과가 가능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안전 관련 논란 등 인프라를 보강하려면 투자를 이끌어낼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현재 국회에서의 논의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G 특성 중 하나인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망중립성의 관계도 정리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코어 네트워크를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한 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급행차선을 만드는 셈이다. 이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각 슬라이싱마다 속도와 전송량이 다른 5G의 특성이 무의미해질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의 망 이용대가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망 무임승차'가 계속된다면 국내 기업들이 공들여 투자한 5G 인프라를 공짜로 나누는 셈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5G가 상용화의 막을 올렸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본격적인 활용은 5G 스마트폰이 출시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 투자 지원과 무임승차 해결 등 제도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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