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5G(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1경3000조원이 넘는 미개척 시장에 우리가 첫발을 내디뎠다. 증강·가상현실(AR·VR)은 물론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차세대 먹거리를 담은 보따리가 풀렸다. 첫 전파는 성공적으로 송출됐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가 본격화하려면 관련 규제 개혁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6월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할당받은 3.5㎓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해 이달 1일 0시 서울·수도권·6대 광역시 중심지 등에서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4G 서비스가 시작된 지 7년 만이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시범 서비스 후 9개월 만에 5G 통신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SK텔레콤은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KT는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각각 5G 전파 발사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통3사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모범적인 5G 상용화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새롭고 편리한 5G 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또 “무엇보다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목표로 업계가 공동으로 통신재난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강화하고, 안전을 위한 투자에 최우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 SK텔레콤 인프라관리센터를 방문, 5G망 구축·운용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유 장관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5G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발생한 통신구 화재 사고에서 보듯 5G 기반 초연결 시대에는 통신 인프라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 등 특징을 지닌 차세대 무선통신 인프라를 말한다. 기존 4G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20Gbps)로 HD영화 한 편을 1초 안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주행 데이터는 0.001초 수준의 반응 속도로 주고 받을 수 있다. 1㎢ 이내에 100만개의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기기 동시 연결도 가능하다.
5G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AR·VR, 홀로그램, 초고화질 영상,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로봇, 드론, 수 백만의 IoT를 동시에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새로운 서비스가 대중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시작된 5G 서비스는 기업용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동글)를 이용한 것이다. 일반 고객이 5G 상용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시점은 내년 3월 5G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5G 시대가 성공하려면 망중립성·네트워크슬라이싱·개인정보보호 등에 대한 정부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5G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메이지유신 등 성공한 산업혁명은 정부의 시스템 개혁이 선행됐다"며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하려면 정부의 규제 시스템이 적절한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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