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에서 홀로 횡보하는 삼성그룹주펀드를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은 11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각각 5.08%와 3.48%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0.02%에 머물렀다. 코스피(3.31%)나 코스닥(7.26%) 상승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성과다.
삼성그룹주펀드는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520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반대로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에는 각각 약 7조8300억원과 6950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삼성그룹 계열사 일부가 악재에 휘말려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얼마 전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사 주식도 한국거래소에 의해 거래정지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5월 실시한 액면분할 기준가(5만3000원)를 한 차례도 못 넘어서고 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제기돼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4만3250원으로 액면분할 기준가보다 18%가량 낮았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와 관련펀드에 대한 전망은 분분하다. 그래도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4분기보다 크지만 않다면 주가는 충분히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주펀드를 담당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량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실적에도 오히려 저평가돼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도 삼성전자 주가가 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11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00만주 가까이 사들였다. 다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약 407만주와 3만주를 팔았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점은 호재다. 소각 규모만 4조8751억원에 달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과거 주식소각 때에도 주가가 상승했었다"고 전했다.
보수적인 의견도 여전히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만7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낮췄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과 하이퍼 스케일(대규모 확장) 서버시장 수요가 예상외로 부진하다"라고 이유를 들었다.
자사주 소각도 단발성 호재라는 시각이 있다. 이익잉여금을 자사주 소각보다는 투자에 써야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사주 소각은 수급을 개선하지만 내재가치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라며 "반도체 경기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지배구조 이슈를 비롯한 불확실성이 근본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