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 美 FDA 허가신청 늦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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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12-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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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허가계획, 美 3상 임상일정과 안 맞아

  • 구조개선 효과 2년 연구로 입증 어려워

  • ‘근본적 치료제’ 허가 가능성도 불투명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앞세워 2023년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이지만, 당초 일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목표인 ‘근본적 골관절염 치료제 출시’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4일 미국 국립보건원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Clinical trials)’에 따르면, 지난달 환자 투여가 시작된 인보사 미국 3상 임상시험은 2022년 4월 30일에 종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에서 인보사를 2023년 초에 ‘근본적 치료제(DMOAD·디모드)’로 허가받겠다는 계획과 다소 맞지 않는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인보사 미국 3상 임상시험은 지난 9~10월 첫 환자 투약을 개시하고 2021년 8~9월 환자 투약과 관찰기간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후 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 같은 해 4분기에 제품허가를 신청하고 1년간 검토기간을 거쳐 2023년 초 제품허가를 받는 것이 회사 목표다.

특히 국내에서 ‘통증완화’와 ‘기능개선’ 효과까지만 인정된 것을 넘어, 이번 미국 임상시험으로 ‘구조개선(정상화, 악화중단, 지연)’ 효과까지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구조적 질병 진행까지 억제하거나 회복시키는 것이 근본적 치료제다.

이를 위해 미국 3상 임상시험은 환자 수 1020명, 기간 2년으로 설정됐다. 환자 수를 대폭 늘리고 관찰 기간을 늘리면 구조개선 효과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미국 임상시험은 국내보다 환자 수와 연구기간을 늘려 통증완화와 기능개선에 더욱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조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2차 평가변수’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계획은 현재 미국 3상 임상시험 진행일정상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이번 임상시험은 1차 평가변수인 통증완화와 기능개선 효과 도출 시점이 2021년 4월, 그 외 2차 평가변수 도출을 포함한 연구 종료 시점이 2022년 4월로 각각 추정되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2021년 4분기에 제품허가를 신청하려면 통증완화·기능개선 결과로만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 치료제로 허가 받는 게 어렵다. 반대로 근본적 치료제 허가를 시도하기 위해선 2022년 4월 연구 종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임상시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에 따라 2개로 나눠져 진행된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미국 3상 임상시험 대상자 1020명 중 510명이 포함된 임상시험 하나만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 나머지 510명이 포함된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환자 모집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임상시험 완료시기는 먼저 시작된 임상시험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예상 가능한 허가 시점이 2024년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이번 미국 임상시험 진행기관을 확정된 60개에서 10개를 추가해 70개로 늘리겠다고 밝혀왔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참여 임상기관은 60개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병원 수 확대는 임상참여환자 확보와 연관되고, 목표 환자 수를 확보해야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조개선까지 가능한 근본적 치료제로 허가 받겠다는 계획 자체도 불투명하다.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는 주요 목적이자, 연구를 통해 입증 가능한 목표다. 반면 2차 평가변수는 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데이터로, 실질적 목표는 아니기 때문에 신뢰도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에서 연골재생과 구조개선이 1차 평가변수로 고려되지 않아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미 FDA의 경우 2차 평가변수라도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되면 허가사항에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사례가 있음을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 FDA가 2차 평가변수를 허가사항에 고려할지는 확실치 않다. 더욱이 연골재생·구조개선 효과는 이번 2년 임상시험만으로 온전히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대표 역시 이 점에 대해 “구조개선 효과는 장기간 연구가 필요해 미 FDA 허가사항에 바로 반영되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미 시장조사 전문기관 보고서를 인용, 인보사가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될 경우 잠재가치는 연 매출액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인보사가 글로벌 상위 10대 의약품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미국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더라도, 이러한 기대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까지는 사실상 시간과 신뢰도 측면에서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적잖은 상황이다.

한편, 인보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후 지난 8월 투여환자 1500명을 넘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포함해 총 79개 종합병원에서 처방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홍콩·마카오·몽골·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현지업체와 수출계약도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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