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나타내며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3분기 실질 GNI는 412조265억원(원계열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수치로, GN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3.1%) 이후 38분기 만이다.
실질 GNI 지표는 한 나라의 국민들이 실제 재화나 용역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실질 구매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즉, GNI가 감소한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호주머니도 가벼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3분기 실질 GDP는 400조197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월에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분기별로 보면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0%로 뛰었지만 2분기와 3분기 각각 0.6%로 다소 정체된 흐름을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제시했던 연간 2.7%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84~1.21%가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경제 상황이 이어질 경우, 성장률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건설투자가 -6.7%로 IMF 외환위기(1998년 1분기 -9.7%) 이후 82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또 설비투자는 철도차량 등 운송장비가 늘어난 반면 기계류가 감소해 -4.4%를 기록했다. 전분기(-5.7%)보다는 개선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7.4%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0.5% 성장했다. 의류 등 준내구재와 전기 등 비내구재가 늘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2.5% 늘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중심으로 1.5%, 수출은 3.9% 증가했고, 수입은 -0.7%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경기둔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선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에 그쳐 2009년 3분기(0.9%) 이후 36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민간소비는 2.5% 성장해 작년 2분기(2.4%)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았고, 정부소비도 4.6%로 작년 4분기(4.1%) 이후 3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건설투자는 -8.9%로 뒷걸음질치며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분기(-17.8%) 이후 79분기 만에 가장 낮았으며, 설비투자도 -7.4%로 2013년 1분기(-12.3%) 이후 22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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