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어나면 만원!" 용돈 주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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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2-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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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집사에게 용돈을 건네는 착한 고양이 영상이 화제다.

나영 씨는 지난 2일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반려묘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여기에 "오다 주웠다. 가져라냥"이라며 반려묘의 대사를 덧붙여 재미를 더했다.

송송이가 이제는 돈까지 벌어오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나영 씨의 반려묘 송송이가 등장한다. 가만히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던 송송이는 불만이 약간 섞인 듯한 말투로 "야옹"이라 한마디 한다.

잠이 덜 깬 나영 씨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응?"이라고 대답하자 고개를 털며 자리를 옮기는 송송이. 그러면서 중얼거리듯 알 수 없는 소리를 낸다.

송송이가 떠난 자리에는 만 원짜리 한 장이 놓여있다. 송송이가 밤새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온 걸까?


알고 보니 나영 씨 아버지가 송송이 간식 사 오라고 놓고 가셨단다. 늦잠을 자는 나영 씨에게 송송이가 어서 간식 사러 다녀오라고 재촉한 셈이다.

나영 씨는 이날 누군가 지켜보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가 이 같은 영상을 찍었다. 잠결에도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습관이 만든 결과다.

창밖을 바라보는 고양이 사진은 갖고 있지 않은 집사가 없다. 그래도 늘 멋있다.

나영 씨 아버지가 송송이 간식까지 각별하게 챙기는 이유는 송송이 입양을 직접 제안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나영 씨 가족은 4인 가구로, 나영 씨 위로 오빠가 한 명 있다. 지난 2016년 나영 씨 오빠가 군 입대를 하고 다른 가족들도 서로 일이 바빠지자 식사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졌고, 아버지 홀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니, 이 맛은?!" 간식이 너무 맛있어 뒤로 넘어가기 직전인 송송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야 혼밥이 트렌드라지만, 중년 남성에게 집에서 혼자 먹는 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람을 외롭고 쓸쓸하게 하는 것이었다. 나영 씨 아버지가 반려동물 입양을 제안하게 된 이유다.

마침 나영 씨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기에 얼른 한 마리를 입양했다.

감기가 올 것 같이 목이 간질간질할 땐 목도리를 하자. 감기가 싹 달아난다.

아버지의 외로움을 달래주며 컸기 때문인지 송송이는 더할 나위 없는 개냥이라고 한다. 공 던지면 가져와서 다시 던져달라고 애교를 부리고, 틈만 나면 가족들을 붙잡고 쓰다듬어 달라고 비벼댄다.

때문에 아버지는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송송이 뽀뽀 세례부터 받는다. 퇴근하고 와서도 송송이와 놀아주기 바빠 일이 끝난 게 아니라는 나영 씨 아버지. 물론 송송이와 노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송송이의 애교는 어머니의 마음도 녹였다. 내심 고양이가 탐탁지 않았던 어머니는 송송이 입양 후 꼭 방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요즘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퇴근하면 송송이에게 인사하는 게 먼저다. 심지어 최근에는 함께 눕기도 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부부는 닮는 모양이다.

나영 씨의 오빠 역시 군 전역 후 송송이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처음이고, 마치 늦둥이 막내 여동생을 보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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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영 씨에게도 송송이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하루는 힘든 일로 우울해하는 나영 씨에게 송송이가 다가와 조용히 앞발을 올리고 위로해줬는데, 이때 크게 감동했다.

나영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족들은 개인적인 일로 바쁘니 알아차리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가족을 탓하는 건 아니지만, 송송이의 위로는 분명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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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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