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는 중국펀드를 눈여겨봐야겠다. 미·중 무역분쟁이 모처럼 휴전으로 돌아선 덕에 중국 주식시장도 강세다. 여전히 신중론이 나오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조정이 길었다는 점 자체도 매력적이다.
◆모처럼 환매 잦아든 중국펀드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월 들어 이날까지 2602.78에서 2649.83으로 1.81%(47.05포인트) 상승했다.
덕분에 중국펀드 환매도 잦아들었다. 166개 중국펀드에서 올해 들어 전날까지 빠져나간 돈은 여전히 19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래도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중국펀드에 200억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아직까지는 중국펀드 수익률이 부진하다. 수익률은 연초 이후 -17.8%(에프앤가이드 집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과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얼마 전부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월 19일 연중 최저치(2449.20)를 찍은 후 지금까지 9% 가까이 뛰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3일에만 2.57% 상승했다. 미·중 양국이 90일간 통상협상에 들어가기로 한 덕분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8476위안으로 고시했다. 하루 만에 0.0463위안 떨어진 것으로, 위안화 가치가 0.67% 뛰었다는 뜻이다. 이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마저 넘어설 것이라던 우려도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
김미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를 짓눌러온 대외 악재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외 리스크 완화로 증시가 반등 국면을 맞고 있다"며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출주와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여행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불씨는 여전
물론 중국펀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말 그대로 휴전 상태일 뿐이다. 만약 90일 안에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갈등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
반짝 반등했던 세계 증시도 5일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1% 내렸고, 코스피도 0.62% 빠졌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다우와 S&P500, 나스닥은 현지시간 4일 각각 3.10%, 3.24%, 3.80% 내렸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 때문에도 약세를 보여왔다"며 "이달 중순 이후 있을 경제공작회의에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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