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총자산 2조원 이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과 소형 저축은행 간의 격차 역시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저축은행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이 2조원을 넘는 곳은 총 8개사로 2015년 3개에서 2016년 4개, 2017년 7개로 증가세다.
이 기간 SBI저축은행의 자산은 6조6771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OK저축은행이 4조4057억원의 자산을 보유하며 그 뒤를 잇는다. 한국투자·유진·JT친애·애큐온·페퍼·웰컴저축은행 순으로 2조원대 자산을 보유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2조 클럽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OSB저축은행(1조8471억원), 모아저축은행(1조7499억원) 등이 총자산 1조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조원대 저축은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2개사에서 2016년 15개사, 2017년 21개사, 올해 6월 말 22개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개인신용대출과 기업대출 영업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총자산 역시 63조8949억원으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가 큰 저축은행과 작은 저축은행 간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15년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4.9%를 기록한 후 올 상반기 46.7%까지 높아졌다. 반면 자산 하위 10개 저축은행은 2015년 1.6%의 비중을 보인 후 다음해 1.3%로 떨어진 후 올 상반기까지 1.3%를 유지 중이다.
대부분 대형 저축은행들이 수도권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지역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저축은행의 자산은 50조88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9% 증가했다. 이 기간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13조36억원으로 13.9% 느는 데 그쳤다.
순이익 격차는 더 심하다. 79개 저축은행 중 수도권 42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총 452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0.2% 증가했다. 반면 비수도권 저축은행 37개의 총 순이익은 16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6.6%나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비수도권 저축은행 순이익은 수도권 저축은행 순이익의 42% 정도였으나 올해는 4분의 1도 안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금보다 향후 지역 경제 침체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저축은행이 현재 79개나 되는데 인수·합병 등 재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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