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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아 고마워" 2개월 차 고양이 집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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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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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반려동물은 주인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저마다 다른 입지를 지닌다.

어떤 이는 가축으로, 어떤 이는 애완용으로 여기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 혹은 주인님으로 대하기도 한다. 함께 산 기간과는 관계없이 말이다.

보미 씨는 <노트펫>에 제보 를 통해 "매일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덕희가 내게 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 근무여서 늘 피곤하지만, 덕희만 보면 더 열심히 일하고 싶어진다"며 "덕희는 내가 사는 이유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집사야, 내가 사진 찍기 전에 선 정리 하라고 했지!"

그런데 이런 말을 하기까지 함께 한 기간은 불과 1개월이 조금 넘을 정도란다. 40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까지 덕희에게 의지하게 된 걸까?

보미 씨의 콧대높은 주인님, 덕희.

덕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고양이다. 덕희의 전 주인은 성묘도 되지 않은 덕희를 강제 교배 후 털을 밀고 유기했다.

다행히 인근에 사는 주민이 이를 목격하고 덕희를 구조 및 임시 보호했지만, 임시 보호도 오래 할 수는 없었다. 구조자가 키우는 고양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덕희를 보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덕희 혀는 딸기맛.

이때 입양 의사를 밝힌 사람이 보미 씨다. 보미 씨는 구조자에게 "평생 덕희가 행복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뒤 덕희를 주인님으로 맞았다.

보미 씨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우울증을 앓고 있어 덕희가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쥐돌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덕희.

고양이를 처음 키워보는 보미 씨는 첫 일주일간 덕희를 보는 게 소원이었다. 출근했다가 돌아오면 어디론가 숨는 바람에 덕희 얼굴 구경도 힘들었다는 보미 씨.

입양할 때 상상했던 '집사의 삶'과는 너무 다른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실의에 빠진 그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덕희를 불러냈다.

보미 씨와 친해진 뒤로는 숨지 않고 이렇게 당당하게 나와 있다.

어느 날 보미 씨는 상실감에 고개를 떨궜다가 '쥐돌이'를 발견했다. 덕희와 놀아주겠다며 샀다가 방치된 장난감이다. 쥐돌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상상 속 덕희와 놀기 시작한 보미 씨. 어느덧 그에게는 덕희의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미 씨가 '증강현실게임은 이런 느낌이겠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입질이 왔다. 증강현실로는 구현할 수 없는 촉감이었다.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 현실이었다"며 "진짜 덕희일 줄은 생각도 못 했던 터라 순간 소리를 지를 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보미 씨는 덕희를 입양한 뒤 퇴근하는 걸음걸이가 빨라졌다. 문을 열면 현관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덕희가 보고 싶어서다. 더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어둡고 냉기만 돌던 공간이 아니다.

게다가 환대 후 이어지는 골골송에 보미 씨는 요즘 퇴근하는 '맛'이 난다고 한다. 혼자 살던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생활이 펼쳐졌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보미 씨와 덕희. 덕희가 시선을 피한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해다.

보미 씨는 "어느 날 누워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데 휴대폰과 내 품 사이로 들어와 누웠다"며 "너무 행복한 나머지 살짝 눈물이 고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람한테 상처가 많을 텐데 마음을 열어준 게 고마워서다.

그는 이어 "덕희의 개인기를 보여주겠다"며 덕희의 귀에 고무줄을 살짝 올려놨다. 그리고는 고무줄이 귀에 걸리자 고장 난 덕희를 보고 활짝 웃으며 "덕희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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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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