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률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 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에 3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06년(2만795달러)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느라 3만 달러 돌파까지 10년 넘게 걸렸다.
세계은행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1위다. 인구가 2000만명이 넘는 국가만 따져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9위였다.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지만 올해 한국 경제의 속사정은 좋지 않다.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다시 떨어지며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한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2.7%다.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부문 간 격차가 크다. 거시경제정책이 기준이 되는 전체 평균치에 비해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배경이다.
반도체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내수는 싸늘하다. 특히 건설분야 하강이 가파르다. 올해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7%로 외환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지만, 취업자 증가폭이 급감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졌다.
지역 경기도 주력 산업 상황에 따라 온도 차가 크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위기상황이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어간다고 해도 물가가 높으면 실질구매력이 떨어진다"며 "3만 달러를 체감하려면 양극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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