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단순한 청소회사라 생각하지만 30분만 얘기해보면 흥미로운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빅터 칭 미소 대표는 10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홈클리닝 스타트업 미소를 소개하며 이처럼 말했다.
미소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에게 청소 전문가 클리너를 파견하는 스타트업이다. 앱으로 예약하면 매칭된 클리너가 방문해 4시간 동안 말끔하게 청소를 해준다. 2015년 8월 설립해 매년 주문 건수 2.5배, 매출 3배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 고객 수 12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투자사 와이콤비네이터로부터 31억원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와이콤비네이터, 애드벤처, 펀더스클럽 등으로부터 90억원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칭 대표는 미소의 성공 요인을 청소회사가 아닌 '기술 기업'으로 정의한 데서 찾는다. 그는 "미소는 기술 기업인데, 제공하는 서비스가 청소"라며 "기술이 청소 시장에 왜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려한다"고 소개했다.
칭 대표는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와도 닮아있다"며 "넷플릭스가 이용자의 성향에 따라 영화를 추천하듯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과 클리너의 성향을 파악해 연결한다"고 서비스를 설명했다.
미소는 청소 품질, 시간, 태도 등을 담은 고객의 후기를 빅 데이터로 구축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맞춤 일자리도 매칭시킨다.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 시장에서 물건 구매는 대개 온라인으로 이뤄지지만,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아직도 오프라인 직업소개소를 통해 제공 받아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이용 고객 4명 중 3명은 미소를 다시 찾고, 클리너의 80~90%는 기존 클리너 추천을 통해 일을 시작할 만큼 양측의 만족도가 높다.
칭 대표는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 배달서비스 '요기요'의 공동창업자이자 수석제품관리자를 거친 성공한 창업자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2015년 미소를 세웠다. 그는 "청소는 좋아하지 않지만 깨끗한 상태를 좋아해서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요기요를 창업하며 온-오프라인을 잇는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기술 회사 미소는 장차 청소를 뛰어넘어 가사노동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최근 김장 시즌을 맞아 김장 서비스를 론칭했고, 내년에는 4시간 청소에서 더 세분화해 1인 가구용 원룸 청소, 이사 서비스 등 시장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어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졌을지조차 걱정할 필요 없는 호텔식 가사 서비스를 대중적 가격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칭 대표는 "에어컨청소, 이사청소, 수리 등 일손이 필요한데 어디에서 누굴 불러야 할지 모를 때 미소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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