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과 대림그룹 이해욱 부회장을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를 검토한다. 이들은 모두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가 처음으로 조사에 착수한 대기업이다. 이르면 내년 초께 이들에 대한 제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홍국 회장과 이해욱 부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하림과 대림그룹에 발송했다.
공정위는 김홍국 회장이 2012년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 지분을 100% 물려주는 과정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영씨는 이후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분을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연 700억~800억원대였던 올품과 한국썸벧 매출은 3000억∼4000억원대로 급등했다.
공정위는 매출 급등에 일감몰아주기 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 행위에 김홍국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림은 대림코퍼레이션‧에이플러스디‧켐텍 등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이곳은 총수일가 지분이 50% 이상이다.
대림은 지난해 9월 이러한 혐의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올해 1월 이해욱 부회장 등은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처분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등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이해욱 부회장이 사익편취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고발대상에 올렸다.
공정위는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고발 여부와 과징금 규모 등을 결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지난달 같은 혐의로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각 회사에 발송하기도 했다.
단, 심사보고서가 그대로 전원회의를 통과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과 아들인 조현준 회장을 사익편취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는 전원회의에서 조현준 회장만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4개 회사 이외에도 공정위는 삼성‧SK‧한진‧한화‧아모레퍼시픽‧미래에셋 등 총 6개 대기업집단의 사익편취 혐의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의 잇단 대기업 총수일가의 검찰고발 카드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재벌개혁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