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경제가 둔화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으로 지난 주말 발표된 수출 등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10일 발표된 일본의 7~9월 GDP는 전기대비 0.6%, 연율 환산으로는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GDP는 1분기와 2분기에 0.4%를 나타낸 데 이어 3분기 0.2%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도 내년에는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 채권시장의 10년물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2년물과 격차가 크게 줄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그만큼 미래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는 와중에 미국도 호황 국면이 종료된다면, 세계 신흥국 경기는 더욱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일본, 독일 등 아시아·유럽 지역의 3분기 경제성장률 등을 가리켜 "세계 다른 국가들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것이 돌아와 미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옵스펠드는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지만 1930년대 목격했던 대공황과 같은 세계 무역·경제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도 미국 등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다음 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주말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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