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협력사는 끌고, 스타트업은 키우는 ‘투트랙’ 동반성장 전략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 확대는 물론 스스로의 성장과 협력사 발전·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관련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투트랙' 동반성장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 '업그레이드'
지난 8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이 새해부터 한층 구체적으로 실행되기 때문이다.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 총 4조원 확보 △5년간 스마트 팩토리 2500개 지원 △5년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 투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 같은 약속을 속속 실현해 나가며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일 1차 우수협력사에만 적용하던 인센티브를 처음으로 2차 우수협력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DS(반도체·부품) 부문 상주 2차 협력업체 89곳은 43억2000만원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받게 됐다. 1차협력사 140여곳도 65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지난 10월부터는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 위해 조성한 총 7000억원 규모의 전용펀드(상생펀드 4000억원, 물대지원펀드 3000억원)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협력사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6월부터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에는 중소기업 대상으로 5년간 500억원을 지원해 2500개의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고 삼성은 자금과 기술, 경영체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내외 스타트업 육성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발표한 500개 ‘C랩’ 지원이 또 하나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예비 창업가를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내 창업 생태계 강화에 이바지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500개의 사내외 스타트업(200개 사내·300개 사외)을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 등도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C랩을 처음 도입했으며, 현재 56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C랩을 통해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200여개 아이디어를 발굴·육성해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새해에도 공모전을 통해 육성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상시 선발도 병행해 경쟁력 있는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는 배경에는 ‘내부 혁신’과 일자리 확대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두 가지가 있다. 스타트업은 처음 창업할 때 일자리 창출 능력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그 수십, 수백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최대 약점으로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같은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보다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또한 실패해도 상대적으로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도전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서 업계의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 스스로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돼 업계의 모범으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