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뉴라이프 가전'의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이들의 요구를 다각도로 공략하기 위한 이색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 뉴라이프 가전이 업계의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활로가 될 지 주목된다.
뉴라이프 가전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대형가전과 대비되는 제품군을 통칭한다. 생활에 필수적이진 않지만, 기술과 아이디어의 접목으로 일상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제품들이다. 공기청정기나 건조기, 빌트인 가전은 물론 소형 생활가전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LG홈브루는 캡슐커피머신처럼 전용 캡슐과 물을 넣고 작동 버튼을 누르면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발효와 숙성 과정을 포함해 2~3주만에 페일에일은 물론 흑맥주까지 최고급 맥주 5리터를 완성할 수 있다.
국내 시장 또한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최근 3년간 매년 1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200억원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10년 안에 2조원 규모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LG전자는 프라이빗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를 론칭하면서 침실에 놓을 수 있는 냉장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른 가구들과 이질감이 없게 냉장고의 표면을 고급 원목으로 만드는 한편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하단에 무드 조명, 상단에는 휴대폰 무선 충전 기능도 탑재했다. 미니 바는 물론 화장품 냉장고로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엔 대기업 중 최초로 홈 뷰티 디바이스 '프라엘'을 출시했다. 프라엘은 적외선 등의 파장을 이용해 얼굴 피부톤과 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마스크형 가전 제품이다.
2011년 처음 출시된 이후 의류관리기 시장 자체를 만들어낸 '트롬 스타일러'는 여전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엔 판매량이 7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코웨이 등 경쟁업체들도 각각 '에어드레서'와 '사계절 의류청정기'를 내놓으며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좋은' 이색 가전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관계가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올해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플라시보 소비'를 선정한 바 있다. 가격이나 쓸모보다 구매자 자신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열풍까지 겹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전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뉴라이프 가전의 약진이 성숙기를 맞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2016년 약 4000억원에 불과했던 LG전자의 뉴라이프 가전 매출액이 올해 1조3000억원, 2020년에는 1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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