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전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경기 부양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영기업 지원을 위해 은행권 대출을 늘린 것이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외 통화량 지표는 저조해 여전히 시장 상황이 어려움을 반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1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1조25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7억 위안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조2000억 위안)를 웃돈 것이자 지난 10월 6970억 위안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달 신규 위안화 대출이 급감해 경기 둔화와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한 달만에 다시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인 것.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은 1조5200억 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리차오(李超) 화타이(華泰)증권 연구원은 "많은 상업은행의 부채 압박이 여전히 상당해 은행권 신용대출이 크게 개선됐다거나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들이 민영기업의 신용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어서 계속해서 이들 기업에 제대로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리 연구원은 "사회융자총량 증가율이 10%를 밑돈 것도 현재 자금조달과 기업 신용문제가 실질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반영한다"면서 "향후 당국이 계속 관련 지원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밝혔다.
통화량 지표 부진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은행 요구불예금의 합계인 M1은 11월 총 54조35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에 그친 것으로 M1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증가폭이자 전망치인 3%, 지난달의 2.7%도 모두 하회한 수치다.
2년 전만 해도 M1 증가율은 20%에 육박했지만 최근 8개 분기 연속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10분의 1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 M1 증가율의 급격한 둔화는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어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등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는 "M1 증가폭이 계속 둔화되는 것은 통화 유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의미로 총수요 진작을 위한 당국의 정책 역량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11월 M2는 181조32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하며 전달과 같은 증가폭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증가율을 1.1%p 가량 밑돈다.
M2는 협의통화(M1)에 예금취급기관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기간물 정기예적금 및 부금, 거주자 외화예금 그리고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금융상품, 수익증권 등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발행어음, 신탁형 증권저축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WSJ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M1, M2 증가율이 여전히 참담한 수준을 보이면서 중국의 거시경제 투자와 자금조달 환경이 여전히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신용 경색이 계속 중국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