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권익 침해 좌시 안해, 한반도서 中 건설적 역할"...2018 중국 외교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11일 심포지엄 개막연설

화웨이 사태 겨냥 강경입장 고수, "한반도 정세 완화, 中 대체 불가능한 작용"

6개 키워드, 5개 전망으로 보는 올해와 내년 외교..."개방·협력 확대, 주도적 역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 국제정세 및 중국 외교 심포지엄' 개막식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격)이 한 해 중국 외교를 정리하고 미래 외교방향을 가늠하는 자리에서 중국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은 왕 국무위원이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8 국제정세 및 중국 외교 심포지엄 개막식' 연단에 올라 "우리는 모든 해외 중국 동포의 안위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면서 "제멋대로 중국인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는 그 어떤 집단 따돌림식 행보도 중국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왕 국무위원은 또, "전력을 다해 중국인의 합법적인 권리와 세계의 공도(公道, 공평한 도리)·정의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특정기업과 인물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가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한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미·중 무역협상 추진 등의 영향으로 11일 캐나다 법원은 1000만 캐나다 달러(약 84억원3100만원)의 보석금을 받고 멍 CFO를 조건부 석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중국이 캐나다 외교관 출신의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고문 마이클 코프릭을 억류했다는 보도가 나와 보복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왕 국무위원은 개막실 연설에서 한반도와 북한을 언급하고 중국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고 이는 관련국 모두의 노력의 결과이며 중국의 변함없는 지원도 큰 힘을 보탰다는 것.

왕 국무위원은 "중국은 수년간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에 대체 불가능한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앞으로 남북이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잡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고 어렵게 얻은 '온기'를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제시한 한반도 평화 해법인 '쌍궤병진(雙軌竝進,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동시추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외에 6개의 키워드와 5개의 전망으로 2018년 중국 외교와 내년 외교방향을 설명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주도적·적극적'안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 1년간 시진핑(習近平)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지도와 시진핑 외교 사상의 지도 아래 중국이 외교적으로 새로운 역할을 해내고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면서 2018년 중국 외교를 정리하는 6개 키워드로 △개방 △협력 △안정 속 전진(穩進) △인도 △책임 △굳건한 수호(堅守)를 꼽았다.

개방은 올해 중국 외교의 핵심 키워드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은 특히 올 들어 "중국의 문은 계속 열린다"며 대외개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잇달아 천명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미국이 보호무역과 일방주의의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한 것과 연관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자처하고 해외기업에 대한 시장 문턱을 낮추는 대외개방에 속도를 올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는 국제 협력 확대와도 연결된다. 중국의 야심찬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추진에 박차를 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왕 국무위원은 "개도국과의 남남협력도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또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은 냉정을 유지하고 대국 관계 '안정'에 방점을 두고 노력했으며 각국의 분열과 우려가 급증하는 속에서도 시대 발전 흐름에 순응하고 보다 장기적이고 넒은 관점을 바탕으로 세계 거버넌스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조정되도록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와 이란 핵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을 다했으며 국가주권과 안보를 지키고 국제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도록 노력했다고도 했다. 이는 또 미국과 관련있는 사안으로 무역갈등이 정치·외교 및 군사 영역까지 확산되면서 중국과 주변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와 독립성향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대만 등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은 대립했다. 중국은 이 부분에 있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고위급 포럼 개최 △전면적인 세계 각국과의 우호협력 추진 △역내 및 세계 안정의 적극적 수호 △세계 거버넌스의 적극적 참여 △국내 개혁에 대한 기여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왕 국무위원은 "외교적 비교우위를 발휘해 해외시장 개척과 대외협력 확대를 돕고 해외로 도피한 부패분자 검거에 속도를 올린다면 국내 개혁 추진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