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10월 주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등을 '2018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카슈끄지는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과 다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사우디 유력 언론인이다. 개혁 성향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국장으로서 이슬람 근본주의를 비판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에도 민중의 혁명을 지지해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었다. 신변에 대한 우려로 작년부터 미국에 머물면서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정권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지난 10월 결혼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실종돼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줄곧 기고해온 탓에 사우디 왕실의 암살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우디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임 측은 "희고 긴 수염과 온화한 태도를 가진 이 남자는 조국의 정부에 동의하지 않은 채 정부의 잔혹함에 대한 진실을 세계에 말했다"며 "미국과의 동맹을 등에 업고 미소 짓고 있는 사우디 왕자와 카슈끄지의 죽음 중에 어느 쪽을 믿겠는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타임은 카슈끄지 외에도 언론 자유와 진실을 수호하다 숨지거나 탄압 받은 언론인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름을 올린 언론인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의 인권 탄압 정책을 비판했다가 탄압을 받고 있는 필리핀 뉴스사이트 '래플러'의 대표이자 언론인인 마리아 레사,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다가 징역 7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 로이터통신 와 론 기자와 초 소에 우 기자,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지역신문 '캐피털 가제트' 편집국 총격사건으로 숨진 언론인 5명 등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