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간 갈등의 중심에 선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풀려나자 관련 뉴스를 중국 관영매체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은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캐나다 법원이 1000만 캐나다달러(약 84억5000만원) 보석금과 전자발찌 착용 등을 조건으로 멍완저우 CFO의 보석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멍 CFO는 석방 조건에 따라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반드시 밴쿠버에 있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또, 중국과 홍콩 여권을 반납하며 거처를 떠날 때는 보안요원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매체는 판사가 보석 심사 결과를 발표하자, 주변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고 멍 CFO는 눈물을 흘리며 변호사와 부둥켜 안았다는 등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렸다.
이날 보석 심리를 담당한 윌리엄 어크 판사는 "제시된 보석 조건을 부과해 향후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석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멍 CFO의 보석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는 예정대로 추진될 계획이며 캐나다 법원은 멍 CFO에게 내년 2월 6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완저우 CFO는 미국의 대(對) 이란 제제 위반 혐의로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돼 보석 여부를 두고 심리를 받아왔다.
당시 중국 당국과 화웨이는 멍 부회장의 혐의에 근거가 없다며 그의 체포는 인권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 등 미국 제품의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대신 화웨이 제품을 사자는 애국주의 붐도 일기도 했다.
이날 캐나다 법원의 멍 CFO 심리결과가 나오기 몇 시간 전, 캐나다 외교관 출신인 마이클 코프릭 국제위기그룹(ICG) 동북아 담당 수석보좌관이 중국에 억류됐다는 소식이 확산됐다. 이에 화웨이 사태를 두고 중국이 보복을 한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멍 CFO가 보석으로 석방된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코프릭 보좌관은 중국에 억류돼 있지만 억류된 배경과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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