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중인 일부 산양분유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제품 회수 등의 조치를 내렸지만, 세균 검출 경로 등을 명확하게 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아기 엄마들의 불안이 사그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식중독균이 검출된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제품을 회수해 조사 중이며, 행정처분 결과는 올해를 넘겨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조사할 수 있는 범위는 국내 시중 유통 중, 통관 단계인 완제품에 한해서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는 해외에서 만든 완제품을 수입해 들여온다. 이미 국내에 들어온 제품을 가지고 조사할 뿐, 원유나 제조공정 단계에 세균 발생 원인이 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9월 아이배냇 산양분유 제품에서도 세균이 검출됐다. 아이배냇 역시 일동후디스와 마찬가지로 해외서 다 만든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식이다. 이 같은 제품 제조·판매 과정에 세균 검출의 한 원인이 있다.
두 업체의 제품에서 검출된 세균은 모두 식중독 균의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이 균은 1890년대에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 각각 개별적으로 발견됐다. 뉴질랜드의 경우 2013년 9건의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국내 수입되는 산양분유 주요 생산국들이다.
또 현지 법인을 세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을 파견하기 어려울 뿐더러, 생산을 현지 회사에 전적으로 맡기기 때문에 국내 판매회사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다. 이번 세균 검출 사건 후에도 일동후디스와 아이배냇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지 공장에 품질안전 강화를 요구하는 것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는 국제미생물 기준설정위원회(ICMSF)의 식중독균 위해성 분류에 의하면 가장 낮은 위해정도(moderate)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산양분유 시장 1, 2위 업체인 일동후디스와 아이배냇에서 이 같은 사고가 터지면서 후발주자 업체들은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한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경우 산양분유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제품 제조 과정에서 차별화를 뒀다. 완제품을 들여오지 않고, 네덜란드·오스트리아·프랑스 등에서 ‘전지분유’를 들여와 국내에서 다시 원재료를 검사한다. 반제품, 완제품까지 2·3차 검수도 벌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아산공장 신규 설비를 통해 산양분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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