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선물로 '첫눈' 받은 리트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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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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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생애 첫눈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태어난 지 딱 100일 째 되던 날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 하늘이 주는 선물인가봐. 내 아가"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생후 딱 100일이 된 강아지 '성현'이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에 마음을 뺏긴 듯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첫눈 보고 감성 폭발한 댕댕이의 아련함

성현이의 보호자인 아빠 원현 씨는 "성현이가 태어난 지 꼭 백일이 되던 지난 11일 성현이가 살고 있는 대전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많은 눈이 왔다"며 "생애 첫눈을 맞으며 눈밭을 누비는 성현이의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으로 남기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원현 씨는 태어나 처음 겨울을 맞는 성현이에게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여주고 싶어 설렌 마음으로 산책을 나섰다.

평소 산책이라면 신나서 앞장을 서던 성현이는 현관을 나서자 평소와는 다른 바깥세상의 모습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하는 눈은 성현이에게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안겨준 것 같았다.

성현이는 고개를 들어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하늘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용기 있게 눈 위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뭇 긴장한 듯 발끝을 세워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내딛는 성현이의 모습이 더없이 사랑스러워 원현 씨의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번졌다.

"어서 와~ 날아다니는 개린이는 처음이지?"

산책을 할 때면 땅만 쳐다보며 킁킁대던 평소와 다르게 성현이는 저 날 만큼은 신기한 듯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다 내리는 눈송이를 물어보려고도 하고, 또 예쁘게 쌓인 눈을 한 번 먹어보기도 했다.

어느샌가 등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완전히 긴장이 풀린 성현이는 원현 씨와 함께 눈밭을 달리기 시작했다. 하얀 눈밭 위를 자유롭게 달리는 성현이의 얼굴은 눈보다 환하게 반짝거렸다.

아빠 원현 씨가 준 테니스공과 함께 첫눈이라는 특별한 백일 선물을 받은 성현이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로 한참이나 더 눈밭을 누비고 다녔다.

원현 씨는 지난 9월 군산의 한 가정집에서 태어난 수컷 래브라도리트리버 성현이를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어미견을 꼬옥 안아주며 많이 사랑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과 함께 성현이를 데려오면서, 원현 씨는 그 약속을 꼭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난 ㄱr끔 개껌을 꿈꾼ㄷr……"

성현이를 세상에 두려움이 없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원현 씨. 그래서일까, 아직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원현 씨는 성현이와 다양한 경험을 함께하며 소중한 추억을 하나씩 쌓아왔다.

원현 씨는 "가을에는 성현이에게 떨어지는 낙엽을 보여주고 싶어 바닥에 있는 낙엽을 긁어보아 위에서 뿌려줬다"며 "굴러가는 낙엽을 쫓기도 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물려고 애쓰는 성현이의 모습에 저도 덩달아 신이 나 헉헉대면서 계속 낙엽을 뿌려줬다"고 둘만의 추억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을 타는 '낭만 강아지'

이어 "집 앞 하천에서 처음으로 청둥오리와 비둘기를 봤을 때에는 호기심을 잔뜩 보이며, 마치 사냥을 하듯 몸을 낮췄다가 갑자기 펄쩍 뛰어올랐다"며 "성현이에게 나름 조렵견 출신인데 아빠 오리고기 한 번 먹어보게 효자 노릇 좀 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오리 잡으려고 '오리궁둥이'가 된 댕댕이

"정말 보물같이 소중한 아들이다"고 성현이를 소개한 원현 씨.

"육아 초보라 서투르고 허점 투성이인 아빠랑 크느라 고생이 많다"며 "아빠 손잡은 시간 동안 언제나 건강하고 무럭무럭 자라다오. 내 아들, 사랑한다!"는 말로 성현이를 향한 진한 애정을 전했다.

"아부지, 내가 커서 꼭 효도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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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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