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한·베 비즈니스포럼'에서 성공적인 해외직접투자 전략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는 국내 비즈니스 환경의 불활실성이 커진만큼, 국내 기업이 경쟁우위요인을 면밀하게 파악해서 해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과 베트남 수교 26주년을 맞아 중소기업진흥공단(SBC)과 사단법인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코베카), 아주경제가 공동 주최한 한·베 비즈니스포럼이 13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협회, 주한베트남대사관 등이 후원했다.
정 전 차관은 "우리 기업의 경영실적이 생각보다 좋은데 자세히 뜯어보면 반도체 등 일부 수출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이슈로 내년에는 불안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경쟁우위요인을 높이기 위해서 구조조정, 스마트 공장, 해외투자 등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은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9.2%로 전년 대비 6.6%p 증가했고, 총자산증가율도 7.6%에서 전년(6.3%) 대비 1.3%p 늘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4.1%와 28.8%로 7%p와 1%p 줄었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일부 수출 대기업이 실적을 이끈 것으로, 실제로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차관은 "해외투자를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우위요인와 국가 비교우위요인을 따져야 한다"며 "임금에 우위가 있는 기업은 베트남 등 동남아를, 기술에 우위가 있는 기업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놓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제감면, 현금지원 투자 등 인센티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 안된다"며 "과거 대우전자가 프랑스에서 부지를 지원해서 들어갔지만 경쟁력이 없어서 철수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정 전 차관은 앞으로 해외투자 유형도 점차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중국과 제조업 신규공장 건설 등이었는데, 미국과 금융보험업 서비스업 지분투자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은 노동집약형 요소가 줄어들고, 기술집약형 유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의 2016년 1인당 GDP 대비 제조업임금 비율은 1.43%로 미국(0.84%), 일본(1.07%) 대비 비중이 매우 높다. 그리고 노동생산성은 OECD 34개국 중 27위로 OECD 평균의 70%에 밖에 못미친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낮은 생산성을 많은 노동시간으로 커버했다"며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내년부터는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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