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을 많이 받았다. 기술 특허도 상당하다. 도금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보면 천직인 것 같은데, 어디가 그렇게 좋았나.
“좋고 나쁘고가 어딨나. 먹고살기 위해 했다. 시골 고등학교에서 화공과를 나왔고, 도금공장에 취업 나간 게 인연이 됐다. 일 배울 때는 셋째 주 일요일 하루만 쉬고 일했다. 주말 없이 날 새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후 명일금속이라는 가내공업부터 시작해서 1992년에 법인을 만들었다. 한평생 도금만 하다 보니 명장이 되고 기능한국인, 교수, 특임교사가 됐다. 지금은 각각 350평(1100여m²), 450평(1400여m²) 규모 공장에서 5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 민간 납품 대신 군납을 고수하고 있다.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군납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자동차, IT 등 민수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면 제품과 기술개발에 소홀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인공위성, 레이더 등 방산제품에 들어가는 표면처리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우리 공장은 니켈, 주석 등 16가지를 도금한다. 방산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설비를 다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종합도금 공장은 여기밖에 없다. 돈은 많이 못 벌어도 대한민국 방위산업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산업단지 내 도금업체들의 환경이 과거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
“도금산업은 뿌리산업 중에서도 핵심이다. 도금 하면 천대시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나는 종합 예술이라고 말한다. 도금은 전기와 금속, 화공이 어우러지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완제품이 나온다. 제품을 보기 좋게 만들고, 오래 사용하게 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 도금이다.
과거에는 공해나 안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가스를 뽑아내는 시설이 없어서 매일 코피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선진국화됐다. 현장에서 냄새를 맡으면서 일하는 건 말도 안 되고, 폐수도 사실상 완벽하게 처리해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다. 이제 도금은 환경 유해업이 아니라 청정 첨단산업이라고 생각한다.“
- 아직은 도금업이 낙후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단지 또한 노후화가 가속화 중이다.
“우리 회사만 해도 20대 직원은 병역특례 받은 4명이 끝이다. 30대는 없고, 40대나 60대 고령자, 외국인뿐이다. 젊은이가 없다. 요즘에는 도공인을 키우기 위해 직접 교육시설을 만들고, 강의를 나가고 있다. 인재가 없다는 사실이 제일 안타깝다. 자금만 투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인재 육성 없이는 뿌리산업은 지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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