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대장지구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동시에 마수걸이 분양에 나섰다. 성남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와 가까워 '미니 판교'로 불리는데, 2021년까지 아파트와 연립, 단독주택까지 합쳐 총 5800여가구가 공급된다. 이번에 대형건설사 3곳이 분양하는 물량만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800가구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3개사는 지난 14일 판교 대장지구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A3·A4·A6블록)은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836가구)'로 전용 128~162㎡ 대형면적으로 구성됐다. 대우건설(A1·A2블록)과 포스코건설(A11·A12블록)은 각각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974가구)'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990가구)'를 선보였다. 모두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지어진다.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18일 1순위(성남시 1년 이상 거주자 대상) 청약을 시작하고,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는 모두 26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는 청약 당첨자 발표 날짜가 모두 내년 1월 4일로 같아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다. 두 곳에서 각각 분양하는 2개 블록 총 4개 단지 중 한 개 단지만 청약할 수 있는데, 모두 전용 84㎡라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는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030만원으로 정해졌다. 판교 더샵 포레스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080만원으로 약간 높다.
주변 단지인 성남시 운중동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볼 때 3.3㎡당 2954만원이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와는 3.3㎡당 9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또한 성남시 정자동(3.3㎡당 2462만원), 삼평동(3501만원)과 비교해도 대장지구의 아파트값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판교 더샵 포레스트 분양 관계자는 "대장지구는 분당·판교보다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동판교는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가 14억원까지 갔다. 우리는 동판교의 반값정도라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저렴하지만 그만큼 수요자들이 감수해야 할 점도 많다. 판교 대장지구 인근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편이 없어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이날 자가용을 이용했다는 한 모델하우스 관람객은 "단지가 산에 막혀 있어 교통이 안 좋다. 분양 관계자들이 서판교터널 뚫리면 괜찮다는데, 하나 뚫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터널이 뻥 뚫리지 않는 한 판교 신도시로 흡수되긴 어려울 것 같아 투자가치가 있는지 좀 더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다른 두 곳보다 분양가가 비싸다.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발코니 확장시 주방 일부 가구가 유럽산 수입 주방가구인 페발까사(FebalCasa)로 제공되는 등 마감재와 내부 가구를 차별화 했다. 분양 관계자는 "성남대장지구 다른 블록에 비해 땅값 자체가 높아 분양가를 더 낮추기는 어려웠다"며 "대장지구 내에 유일한 중대형 단지이고 전용면적 128㎡부터 시작되는 고급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술적으로 당첨자 발표일을 다르게 설정해서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낮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분양권 전매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9억원 이상 집단대출 불가 등의 패널티가 적용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지역 수요가 받쳐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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